[기고]노동민주민중 사회운동의 선봉

<사립 노동문학관 건립에 부쳐>

정세훈

발행일 2020-02-21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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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훈 시인·인천민예총 이사장·노동문학관 건립위원장
정세훈 시인·인천민예총 이사장·노동문학관 건립위원장
전통적 농경사회였던 한국사회는 1960년대 말 전국 곳곳에 국가산업단지 공단이 조성되며 산업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산업화의 주역인 노동자들은 한국경제를 현재의 4차 산업으로 이끌었다.

노동문학 진영의 문인들은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이 내포하고 있는 바람직한 가치를 문학적으로 꾸준히 형상화해왔다. 이를 통해 열악한 노동현장의 문제점과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를 비판·지적했다. 이렇듯, 노동문학은 앞으로도 한국사회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일제 강점시기 카프와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의 노동문학 관련 소중한 자료들이 손실되고 있다. 그 자료들이 더 이상 흩어져 손실되어선 안 되겠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더 이상 손실되지 않도록 흩어져 있는 그 자료들을 한곳으로 모아야겠다. 이를 위한 '노동문학관' 건립이 시급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노동문학관' 건립 계획을 실천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이는 노동문학을 해온 내가 사명을 갖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더 먹으면 먹을수록 그 용기가 소멸되어 갈 것이다. 그러하기에 재정 등 모든 면에서 크나큰 난관이 있지만 2020년 상반기 건립 목표로 '노동문학관 건립위원회'를 조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건립위원회엔 원로 문인 구중서 평론가, 민영 시인, 신경림 시인, 염무웅 평론가, 현기영 소설가 등이 상임고문으로, 맹문재 시인, 박일환 시인, 배인석 화가, 서정홍 시인, 임성용 시인, 조기조 시인, 조성웅 시인 등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문단과 예술계, 노동계 등 100여명이 동참했다.

건립에 대해 일각에선 지자체 또는 관련 단체 등과 연계해서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제대로 갖추어 건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합당한 말씀이다. 그러나 내가 지난 몇 년간 접촉하고 알아본 결과 현 지자체 행정제도와 관련 단체들의 상황 하에선 그 결실을 맺는 길이 요원하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건립자금을 내 사비로 충당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자금이 형편없어 문체부의 관계 법령과 시행규칙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공간이라도 마련하고자 한다.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줄이기로 했다. 두 아이가 결혼해 분가하고 이제 삶의동지(아내의 호칭)와 단둘이 살게 되어 작은 공간에 살아도 된다. 이렇게 아주 적은 내 사비로 건립하기엔 문학관 공간이 무척 협소하고 부족할 것이다. 그렇지만 향후 형편과 여건이 되는대로 점차 넓히며 채워나갈 것이다.

삶의동지의 전폭적인 응원에 힘입어 부지(충남 홍성군 광천읍 월림리)를 매입하고 토목과 건축설계에 들어갔다. 땅값이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고향 시골 인근을 택한 것이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크기이나 노동문학관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중앙선이 있는 2차선 도로변이고 버스정류장도 바로 앞에 있다.

현재의 부지를 확정하기 전 장기적 계획을 염두에 두었다. 향후 충청남도 또는 홍성군과 협의해 현 부지의 노동문학관을 확장하고, 그 중심으로 주변에 관련 '시비동산'과 '조각공원' 등 예술마을을 조성해 전국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예술명소로 조성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를 감안해 주변에 주택이 없는 곳을 택했다.

건립자금 못지않게 자료수집에 대한 숙제도 해결되고 있다. 노동문학 진영 선후배 동료들과 내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이 귀한 자료들을 보내주고 있다.

노동문학관엔 임화, 김기진, 권환, 박영희, 윤기정 등 일제 강점기 카프문학 관련 자료들이 전시될 것이다. 또한 매년 노동문학 관련 예술제를 비롯해 세미나, 기획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건립목적을 고취해 나갈 것이다.

/정세훈 시인·인천민예총 이사장·노동문학관 건립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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