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국면 진입한 코로나19, 위기경보 상향 고려해야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하루 새 대거 발생해 심각한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국내 감염이 진정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있었지만, 대구·경북지역에 확진환자가 18명, 서울·수원에 각각 1명이 발생했다. 특히 수원에서는 20번 환자의 딸인 10세 초등학생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는 국내 첫 미성년자 감염자다. 이들은 모두 최근 해외에 다녀온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하지만 문제는 대구·경북지역에서 18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국내 첫 슈퍼전파자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대구 신천지교회에 다닌 신도였다. 이 중 31번 환자는 가벼운 교통사고로 대구의 한방병원에 입원한 지난 7일부터 오한과 인후통 증세가 나타났다고 한다. 10일엔 고열증세로 의사로부터 신종 코로나 검사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한 채 병원을 벗어나 교회, 호텔 뷔페식당, 예식장 등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특히 예배를 볼 때 신도 수가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31번 환자가 격리되기 전에 접촉한 사람들을 특정하기도 어렵고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감염자 급증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학기를 앞둔 학생들의 건강 및 안전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에서 "지역사회 감염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지역사회에 확실한 지역 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말까지 쓰며 정책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며칠 전 국민들에게 "일상생활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한 것에서 한참 후퇴한 발언으로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코로나19 1차 방역이 사실상 실패했다며 감염병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사태가 더 심각할 경우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런데도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숫자만 가지고, 위기경보 격상을 논하기에는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슈퍼전파자가 등장한 마당에 마냥 지켜만 볼 수는 없다. 조만간 중국인 유학생들도 대거 입국한다. 전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최고등급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방역체계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