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사업 제동 거는 기초의회 '속타는 인천 지자체'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20-02-26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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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 '공공스포츠클럽 조례안'
특정단체 특혜시비 세차례 부결
옹진군도 '주민자치회' 연속고배
애써 받은 국비 그대로 반납할판


인천 지자체가 추진하는 정부 관련 사업을 기초의회가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속만 태우고 있다.

애써 지원받은 국비를 고스란히 반납해 사업 자체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거나, 타 지자체는 이미 상당히 진행한 같은 사업의 첫발조차 떼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천 연수구의회는 이달 14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구의회 자치도시위원회가 상정한 '연수구 스포츠클럽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부결했다.

구의회는 이 조례안을 표결에 부쳤는데 재적 의원 12명 가운데 6명 찬성, 4명 반대, 2명 기권으로 찬성표 과반 이상을 받지 못했다.

연수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명과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 5명으로 구성됐다. 찬성 6표는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고, 반대·기권표 대부분은 통합당 의원들이 던졌다.

연수구 스포츠클럽 육성·지원 조례안이 구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해 10월과 12월에도 조례안은 구의회 표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공공스포츠클럽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나이·계층의 지역 주민이 원하는 종목을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 중심 클럽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지자체, 체육회, 교육단체, 민간단체 등이 신청 주체로 공모해 대한체육회가 선정한다.

연수구는 지난해 5월 공공스포츠클럽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3년간 국비 9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하지만 국비와 함께 구 재정을 투입할 근거인 조례 제정부터 막혔다. 연수구는 사업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지난해 1억8천만원, 올해 상반기 1억2천만원을 등 총 3억원의 국비를 되돌려줘야 한다.

연수구 공공스포츠클럽 사업 조례안이 구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된 것은 특정인과 특정 단체가 사업을 위탁받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특혜 시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구의회 의원들은 "투명성과 형평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수구는 대한체육회 평가 등을 거쳐 공공스포츠클럽 사업이 취소될 가능성을 검토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수구의 한 관계자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구청장이 직접 설명했고,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철저한 감시를 받으면 된다"며 "조례안 자체에는 법적·행정적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는데도 계속 부결돼 사업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옹진군이 지방자치분권 확대를 위해 도입하려 하지만, 옹진군의회가 의원 권한이 줄어든다며 2차례나 부결한 '주민자치회' 관련 조례안(2월 18일자 6면 보도)도 지난 21일 조례심사특별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3번째로 탈락했다.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옹진군만 기초의회가 주민자치회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3번째 부결 사유는 타 시·도 섬지역 지자체가 모두 주민자치회를 도입한 것이 아니어서 옹진군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골자다.

옹진군 관계자는 "조례가 의회를 통과해야 다른 지역처럼 시범운영이라도 할 수 있다"며 "전면 도입하자는 게 아니고 공모를 통해 시범지역을 정하고 보완할 점부터 찾자는 것인데,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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