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도 가세하나…27일엔 동결 관측 많아

연합뉴스

입력 2020-02-23 13: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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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는 경기대책에 금리 인하도 가세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채권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지난 17일 연 1.32%에서 21일 연 1.18%로 4일 만에 0.14%포인트 떨어졌다. 현재 기준금리(연 1.25%)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는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 충격을 받겠지만, 기조적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반등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금리 인하로 경기 위축에 선제대응한 전례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2015년엔 전반적으로 경제가 본격적으로 하강기에 들어설 때고 지금은 바닥을 지나서 회복되려고 하는 단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견해를 유지했다. 집값을 자극할 우려를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지난주 들어 국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하자 경제 타격이 더 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 전염병 사태처럼 인하 결정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제 심리 위축으로 실물경제로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경기 방어에 정부가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한은의 인하 명분도 이전보다 커졌고, 부동산 정책 관련 부담의 강도도 연초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선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관측이 여전히 많다.

이 총재가 최근까지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내비친 만큼 중도파와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금통위원들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본 뒤 금리 변경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지난 1월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 위원은 7명 중 2명에 그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제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란 '돌발악재'를 만났지만, 증시 상황과 주택시장 안정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당장 이달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다만, 경제 심리 위축 대응 차원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로 코로나19 피해 업종과 영세사업자들 자금 지원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금리 인하는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정책 시차가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통화정책 당국 입장에선 우선 정책 시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 유동성 공급 강화로 자금난에 처한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에 집중하려 할 것"이라고 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메르스 때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서도 "다만, 4월 초에 다음 회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여 정도 상황을 지켜본 뒤 4월 회의에서 인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지도 관심이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예상하는 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외 확산이 수주일 내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연간 전망치를 0.1∼0.2%포인트 정도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더해 국내 요인으로 소비 부진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성장경로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관광객 감소 등으로 민간소비가 둔화하고 중국경기 악화로 대(對)중국 수출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투자심리도 악화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