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제게 '쉼' 입니다" 봉사 10년차, 21살 안양 문소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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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윤씨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기 위해 장애인도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야 한다며, 수어로 "장애를 보여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의 모습은 '장애를' 뜻하는 수어다. 안양/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봉사는 제게 '쉼'입니다."

문소윤(21)씨는 인생의 절반을 봉사활동을 하며 보냈다. 그에게 봉사활동은 여가활동이다. 운동을 하러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 노는 것처럼 '스트레스 프리(Stress Free)' 영역이다. 고3 때도 한 달에 한번 있는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았다.

문씨가 봉사를 놀이로 느끼게 된 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처음 발을 들인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어머니께서 자원봉사를 신청해 온 가족이 따라 나섰어요. 안양 학의천 주변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었는데 '일'이라기보단 맞벌이로 항상 바쁜 부모님과 하는 '산책'이었어요."



그는 중학생이 되며 쓰레기 줍기에서 장애인 돌보기로 봉사 종목이 바뀌었고 수년 째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의 열손가락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어린 나이에도 시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단의 팀장을 맡고 있다. 진로도 아예 사회복지로 정했다. 문씨는 나사렛대학교 인간재활학과 2학년에 재학하며 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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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윤씨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기 위해 장애인도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야 한다며, 수어로 "장애를 보여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의 모습은 '보여'를 뜻하는 수어다. 안양/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그는 대학교 교육 환경 덕분에 적어도 캠퍼스 안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전형이 있어서 캠퍼스에서 자연스럽게 장애인들과 어울려요. 농아인 등 장애인이 교육과정에서 소외되지 않습니다."

캠퍼스 자체가 물리적으로 장애인 접근을 배려하는 것은 기본. 여기에 장애인지원센터에서 근로 장학금을 받으며 일하는 학생들이 장애인들 수업시 대필이나 속기를 돕고 있다. 문씨는 학교를 '베리어 프리(Barrier Free)'라고 자랑했다.

비장애인인 문씨에게 장애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에 대해 물었다. "장애인은 사람으로서 비장애인과 똑같은 권리가 있죠. 비장애인들이 조금만 노력해 준다면, '역지사지'로 배려해 준다면, 함께 살아가는 일은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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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윤씨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기 위해 장애인도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야 한다며 수어로 "장애를 보여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의 모습은 '주세요'를 뜻하는 수어다. 안양/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이어 그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일침도 놓았다. "우리나라에 선천적 장애인보다는 후천적 장애인이 훨씬 많아요. 비장애인일 때 장애인을 배려하는 노력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장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위족을 끼는 장애인이 쓴 책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장애가 드러나는 위족을 껴도 문제가 없던 것이 한국에만 오면 진짜 다리처럼 보이는 위족(미용위족)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당차게 수어로 말했다. "이런 한국사회를 위해 장애인들은 자신의 장애를 숨기지 말고 부끄러워 말고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장애를 보여주세요"라고.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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