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18세 어른' 보호종료 아동·(下·끝)]섬세한 정책 보완 목소리

알바하면 끊기는 지원금… 첫발부터 혹독한 홀로서기

공지영·손성배 기자

발행일 2020-02-27 제7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소득잡히면 기초수급비 등 못받아
"자립하려 일 했는데 나락 떨어져"
'버려진 아이' 스스로 증명도 요구

경기도 전담요원 확충 개선움직임
어린이재단 "면밀히 돕도록 노력"

2020022601001335000067251




"아르바이트를 어디까지 해야 수급비가 끊기지 않을까요?"

사회는 보호종료아동에게 자립을 강조한다. 하지만 홀로 서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자립을 가로막는 사회의 벽에 부딪혀 다시 좌절을 맛보는 게 현실이다.

만 18세가 돼 보호가 종료되거나 대학진학 등으로 보호기간이 연장된 아동들은 아르바이트도 '눈치껏' 해야 한다.

생계를 해결하고 대학진학·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지만 실상은 한 달에 30만원 이상 버는 아르바이트도 맘껏 하기 힘들다.

기초생활수급비를 받거나 국가장학금을 받으려면 '소득'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청년에겐 일상처럼 쉬운 일도, 보호종료아동에겐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되는 것이다.

박동민(가명·25)씨 사례는 이같은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모 손에서 자란 박씨는 전문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보호를 연장했다.

기초생활수급자였기 때문에 국가장학금으로 등록금을 어느 정도 충당했지만 학습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하지만 4대 보험이 되는 안정적인 아르바이트는 할 수 없었다. 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하루 일당이 현금으로 나오는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나 물류센터에서 일했다.

박씨는 "당시 물류센터 소장이 사정을 듣고 안타깝게 여겨 매일 퇴근할 때 일당으로 챙겨줬다. 이렇게 번 돈을 따로 둘 곳이 없어 통장에 넣어뒀는데, 군대 전역 후 다시 수급을 신청할 때 시에서 통장내역을 검사했다. 당시 시 공무원이 사정을 딱하게 여겨 선처해주었다"며 "우리는 수급비를 받아야 살고, 또 열심히 자립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한 것인데 마치 우리가 잘못한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국가장학금이나 LH 주거지원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 버려진 후 연락조차 되지 않는 부모의 소득이 자립지원을 받는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버려진 아이라는 걸 각종 서류를 통해 증명해내야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작은 것 하나 쉽지 않다'는 절망감이 든다고 했다. 큰 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보다 섬세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2016년부터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서 지난해 자립수당이 신설됐으며 경기도는 자립지원전담요원을 확충해 나가는 등 개선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진용숙 관장은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센터에 전담요원 8명을 배치하고 기초 지자체와 함께 매년 지원대책을 강화한다"며 "보다 면밀하게 아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손성배기자 jyg@kyeongin.com

공지영·손성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