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접촉 30일 지나서야 양성 판정… 안심못할 '2주 자가격리'

코로나19 잠복기 '최대 4주 가능성'… 기준 변경 목소리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20-02-27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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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전 외국인 안내 관광가이드
20일째에 음성·X레이에도 안나와
28·126·164번 환자도 뒤늦게 확진
보건당국 "기준 확대 근거가 없다"


인천 미추홀구 거주 코로나19 확진자의 잠복기가 최대 4주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 19의 최대 잠복기를 2주로 두는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인천시에 따르면 관광 가이드 A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불특정 다수의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했다.

다음날 경복궁에서 중국인 관광객 2명을 안내했고, 26일 창덕궁에서 홍콩과 대만 여행객 9명을 담당했다. 인천시는 여행객들의 신상을 파악 중이다.

A씨는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발열과 기침, 인후통을 느꼈고, 2월 3일 집 근처 송내과의원을 방문해 약처방을 받았다.

A씨는 2월 8일 코로나19가 의심돼 인천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는데 인천의료원 측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A씨가 계속 증상을 호소하자 상급 병원인 길병원으로 안내했다.

길병원 선별진료소의 의료진도 특별한 징후를 찾지 못해 다시 집 근처 의원 진료를 권유했다. A씨는 이날 병원만 3곳을 들렀다. 이때까지가 잠복기인 14일 이내 행적이다.

A씨는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처음 접촉한 지 20여일이 지난 2월 13일 인천사랑병원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는 음성이었다. 잠복기가 지났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단계였다.

A씨는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열흘 뒤인 2월 23일 다시 사랑병원을 찾았고, 이번에는 외부기관인 녹십자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양성판정이 나왔다. A씨는 엑스레이도 촬영했는데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A씨는 일지를 작성할 정도로 관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지역 내 감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 중 한 명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잠복기인 2주를 훌쩍 지난 4주 뒤에야 양성 판정이 나왔다.

A씨와 같은 사례는 다른 지역 감염자에게서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국내 28번 확진자(30세 중국인 여성)는 자가격리기간 발열 등 증상이 없다가 17일이 지나서야 확진판정을 받았다.

광주의 126번 확진자의 아내(31)와 164번 확진자의 아내(30)는 최초 검사에서는 음성이었지만 재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진됐다.

A씨와 같은 사례가 속속 나오자 일각에서는 잠복기를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잠복기 2주'는 자가격리 기간의 기준이 된다.

이와 관련해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 기준을 14일 이상으로 확대할 정도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감염노출 시점이 명확한 국내 환자 28명을 분석한 결과, 잠복기가 4~5일 정도로 아주 짧았고, 잠복기가 2주 넘어가는 사례 보고는 별로 많지 않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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