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숨겨진 기부천사' 김용문 이천시 증포2통 노인회장이 증포동에 쌀을 기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천시 제공 |
"진정한 부자는 나를 위해 쓸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많은 사람이 진짜 부자다."
이천시 증포동에는 십수년째 해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달라며 백미 1천 ~ 2천㎏씩을 동사무소에 기부해온 '숨은 기부천사'가 있다. 이 이름 없는 선행은 어려운 이웃들에겐 따뜻한 희망으로 전달되어 왔다.
2003년부터 시작된 '숨은 기부천사'의 정체가 17년만에 알려지게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백미 2천㎏을 증포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하면서 역시나 기부자는 본인을 밝히길 꺼렸지만 박원선 증포동장의 간곡한 부탁과 설득으로 '사랑의 쌀' 선행의 주인공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숨은 기부천사'는 바로 김용문 증포2통 노인회장.
김 회장은 32년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익명으로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1년간 사비를 털어 매년 10명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도 해 당시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박 동장은 '숨은 기부천사'인 김 회장을 만나 쌀, 장학금등 26년 간 지속 된 그의 선행에 감사를 표했다.
오랜 세월 남몰래 기부 할 수 있었던 동기를 묻자 김 회장은 "저는 예전부터 돈을 많이 벌어 성공했다는 사람들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자신의 재물을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더 큰 부러움을 느꼈다. 그런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나의 기부로 누군가가 행복해지면 그 행복을 준 나는 더 행복해지는 걸 느낀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는 덧붙여 "진정한 부자는 나를 위해 쓸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많은 자가 진짜 부자라고 생각한다"며 소박한 기부 철학을 들려주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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