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권상' 수원시, 추가확산 막는 '시민의 힘'

'코로나19' 15번째 확진자 발생… 구급상자 된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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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천마스크 제작' 온힘… 생산량, 목표보다 1.5~2배 증가
사회적기업·대학생 '드론 방역'·서둔동 주민, 임시격리시설 "환영"
염태영 시장 "공동체 먼저 생각하고 보듬어… 극복 큰 도움 될 것"

3일 오후 5시 30분 현재 수원지역에서만 15번째 확진자가 발생됐다.

이같은 상황에 수원시민들의 자구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고 있다.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천마스크를 만들고, 소외계층 및 사각지대를 방역하는 사회적기업과 학생 등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하나로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원시의 화두로 선정된 '노민권상(서로 위로하고 돕는 사람들의 도시)'이 높은 시민의식으로 발현되고 있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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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마스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수원시 제공

■ 마스크 대란, 서로를 위하는 시민의 노력




"저는 재봉틀이 있으니 집에 가서 만들어 오려고요."

지난 2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위치한 수원시가족여성회관을 나오던 주민 조금숙(53)씨의 손에는 원단이 한 뭉치 들려 있었다. 

 

오전부터 천마스크 만들기에 참여했던 조씨는 오후가 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자 자리를 비켜주느라 재료들을 챙겨 나서는 참이었다.

마스크 부족 사태를 극복하고자 천마스크 만들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재봉실 내부에는 수십여명의 봉사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연필과 자, 테이프, 쪽가위 등 재단용품과 함께 체온계와 손소독제, 라텍스장갑 등이 눈에 띄었다.

봉사자들이 천마스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온도 재고, 손 소독도 하고, 라텍스장갑도 끼고, 마스크도 해야 했다. 

 

게다가 재단과 재봉, 고무줄 끼우기와 포장작업까지 분업화된 현장은 전문 공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송죽동 성화마을만들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주말 동안 삼삼오오 모여 만든 천마스크를 100여장을 가져왔고, 봉사자들이 저마다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사랑의 힘으로 만들어진 천마스크는 점점 늘어갔다.

 

수원시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천마스크 생산량은 당초 목표로 잡았던 1일 1천개에서 1.5~2배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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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활용해 장안구 지역내 학교 방역. /수원시 제공

■ 사각지대는 드론이, 사회적기업과 학생들도 방역 뜻 모아


성숙한 수원시민들의 의식은 방역 분야에서도 두드러졌는데,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드론을 활용한 학교 방역이었다.

사람과자연협동조합이 방제용 드론 2대를 제공하고, 드론 조종사 자격증을 소지한 수원농생명과학고 '더드론' 동아리 학생들이 재능봉사를 했고, 수원시는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학교별로 안내를 하는 등의 행정지원을 더한 합작품이었다.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장안구에 있는 42개 학교 구석구석에서 진행된 드론방역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방역에도 시민들의 힘을 모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확산하는데 도움을 줬다.

뿐만 아니라 수원지역 사회적기업에서도 방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주)휴먼컨스, (주)늘푸른세상, 이레산업, 수원지역자활센터 등 방역·소독을 하는 사회적기업과 자활기업들이 취약계층 이용 시설 소독을 지원했다.

이들은 지난 1월31일부터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아동보호전문기관, 의료원 및 요양원 등 지역내 취약시설 155곳에서 손잡이와 키보드, 엘리베이터 버튼 등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시설물까지 무료방역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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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유스호스텔을 자가격리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고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 /수원시 제공

■ 자가격리 임시생활시설 품은 주민들의 성숙한 의식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데는 유증상자나 확진자와 접촉한 밀접접촉자를 자가격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찌감치 이를 간파한 수원시는 코로나19가 확산일로로 접어들기 이전부터 지역 내에 자가격리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이 바로 수원유스호스텔이다.

지난달 말부터 수원지역 확진자들과 접촉했거나 완벽한 자가격리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 퇴원한 완치환자가 입소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데 협조하고 있다. 

 

수원시가 선제적으로 이 시설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며 받아들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안전조치가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주민들의 협조 없이 격리시설을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수원시는 격리시설을 지정하기 전 서둔동 주민들을 설득하고 각 주민단체 및 협의회장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청취했는데, 당시 참여한 주민대표들은 모두 "지역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둔동 지역의 시설을 자가격리 시설로 활용하는 것을 적극 수용하며 환영한다"고 의견을 모은바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피해자인 시민들을 보듬으려는 해당 지역 주민들은 물론 마스크 제작과 방역 등 자원봉사를 진행하는 수원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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