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줌인]사라진 '개강 특수'… 코로나19로 파리만 날리는 대학가

이여진·남국성 기자

입력 2020-03-07 08: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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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 인근 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대학 손님이 60%인데 개강이 연기돼 매출이 80%나 줄었어요"

지난 4일 밤, 아주대학교 앞 인도음식점 '상그릴라 레스토랑'의 16개 테이블 중 오로지 1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상그릴라 사장 루카라이(47·네팔)씨는 "인도음식은 손을 써서 먹기 때문에 손님들이 아무래도 더 걱정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대학가 상점이 초토화됐다. 곳곳에서 개강 파티가 열려, 골목마다 사람이 넘쳐야 할 대학가에는 파리만 날린다. 이미 1~2월부터 일반 손님들이 찾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학가 상인들은 초유의 개강 연기로 또 한 번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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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 인근 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같은 시간 성균관대학교역 2·3번 출구 앞 먹자골목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개강을 맞이해 신입생들과 재학생들로 가득 찼을 거리는 코로나 영향으로 사람이 자취를 감췄다.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기다리는 직원들의 눈은 수시로 창문 밖이나 출입문을 향했다.

성대 캠퍼스가 위치한 수원시 율천동은 2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다. 

먹자골목에서 10년 동안 장사를 한 감자탕집 사장 성모(58)씨는 이날 '코로나19로 힘드신 주민분들께 감자탕 방문 포장 시 10% 할인'이라는 문구를 걸었다. 하루 방문객이 60~70% 줄어든 상황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성씨는 "2월 셋째 주부터 손님들이 점점 줄어들다가 넷째 주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완전히 줄어들었다"면서 "힘들 때 서로 돕자는 취지에서 문구를 만들었다. 오늘 4~5명 정도 방문 포장을 해갔는데 첫 시작치고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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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앞 먹거리 상가의 한 음식점에 휴무 안내가 붙어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평소 밤 10시에서 11시까지 장사를 이어가던 먹자골목의 음식점들 중 일부는 이날 8시 3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인데도 장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20여 개의 식당 중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식당도 5개에 달했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라멘 가게도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었다. 라멘 가게 사장 정모(52)씨는 "7월, 8월 노재팬 때도 타격이 있었지만 단골 손님들이 와서 그나마 장사를 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대학가는 3월이 제일 바쁘다 보니 직원들도 추가로 뽑았는데 현재 2주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해놓은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학생이 없다보니 서점도 타격이 크다. 아주대학교 앞 교문서적의 서동환(65) 사장은 "원래 이번 주가 손님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 전혀 없다. 아주대에서 수업을 인터넷으로 대체하고 있어 학생들이 책을 안 사고 홈페이지에서 수업 자료를 다운 받아 본다"면서 "한 출판사는 책 출고량을 반 줄이기도 했다"고 힘없이 얘기했다.

그는 "호프집이나 서점이나 다 힘드니 정부에 하고 싶은 말도 없다. 얘기해봤자 소용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 호프집의 사장 A씨는 "1년 열두 달 중에 3월이 가장 장사가 잘됐다. 17년째 같은 자리에서 호프집을 운영했는데 장사 인생 최대 위기"라고 전했다. 

/이여진·남국성 기자 na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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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수원 아주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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