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시장 경력 3명의 총선후보에게 주어진 책무

인천지역 13개 선거구의 총선 대진표가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예상했던 대로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중심의 기존 진용을 그대로 가져간다. 다선이든 초선이든 현역 의원 7명이 모두 기존 지역구에 단수공천됐다. 중진의원 험지출마설과 586세대 교체설로 한때 술렁였으나 결국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현역 의원 대폭 물갈이로 새 진용을 갖췄다. 의원 6명 중 3명은 경선도 치르지 못한 채 컷오프 됐고, 1명은 전략공천으로 지역구를 옮겨야만 했다. 경선을 치르게 된 2명 가운데 1명은 살아남았지만 나머지 1명은 10일 현재 예측불허의 경선을 치르는 중이다. 미래통합당의 인천지역 현역 의원 컷오프 비율은 50%로 당 전체 현역 컷오프 비율 36%보다 월등히 높다.

이렇게 '기존 대 물갈이'로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는 두 당의 총선 진용이지만 주목할 만한 공통점도 있다. 각 진용에 전임 인천시장들이 포진해 있고,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지역 선봉장을 맡는다는 점이다. 험지 차출 요구를 떨쳐낸 민주당 송영길 전 시장은 인천에선 근래에 없었던 '5선'에 도전하는 동시에 인천권역 선거대책위원장직까지 맡아 지역 총선을 총괄하게 됐다. 이에 맞서는 통합당에선 유정복 전 시장을 지역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울 것이 확실시된다. 본인이 당초 희망했던 지역구가 아닌 곳에 전략공천한 것도 개인 차원을 뛰어넘어 인천지역 전체에 '바람'을 불러일으키라는 당의 요구이기도 하다. 험지 출마를 자진선언했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 역시 당의 권유에 따라 구도심 지역에서 '판세'를 이끄는 임무를 맡게 됐다.

감당하기 버거운 무게로 한국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진영논리가 절정을 이루는 시점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이성과 합리가 내팽개쳐진 자리를 맹종과 적대가 차지하고 있다. 그 야만의 공간 한복판에서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이 정면충돌하는 게 이번 총선이다. 정제된 정책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만한 여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역설적이지만 그럴수록 시장 경력을 지닌 3명의 후보들은 남다른 각오와 의지로 정책선거를 이끌어내야 한다. 재임 기간 300만 인천시민의 삶에 무한책임을 졌던 이들이다. 인천시민의 품격과 자존심이 무너지는 선거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책무 또한 주어져 있다. 지켜보는 인천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이 무겁고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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