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와대에 집단이주 조속실행 청원한 '사월마을'

30년 가까이 환경피해를 입고 있는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급기야 청와대에 조속한 집단이주 대책마련을 청원했다. 인천시가 이주대책을 논의 중이나 이주를 위한 용역 연구기간이 15개월이나 걸리고, 실제 이주까지는 추가로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아프지 않고 안전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수도권매립지에 인접한 이 마을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초였다. 정부가 분진과 악취 등 환경오염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이 마을을 대상으로 오염원인과 주민건강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부터다.

1990년대 들어 인근에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52가구 122명이 거주하는 마을에 건설폐기물 업체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 폐기물처리업체 16개와 제조업체 122개가 마을을 점령한 상태다. 이중 82개는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다. 마을 앞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에는 쓰레기 운반차량을 포함한 하루 1만3천여 대의 차량들이 먼지를 날리며 달린다. 마을 주민들은 결국 2017년 2월 건강이상증세를 호소하며 정부에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기에 이르렀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1차 실태조사를 벌인 뒤 이 조사를 토대로 다시 주민건강과 환경오염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한 심층조사에 착수했다. 최종결과가 지난해 12월 발표됐는데 전체 세대의 70%에 대해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미세먼지 농도, 야간 소음도,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 등이 높다며 거주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월마을 주민들과 인천시가 집단이주에 합의한 것은 지난 2월 중순이었다.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주민대표로 구성된 4자 협의체를 2월 중 공식 출범시키고, 3월부터 이주대책수립 용역에 착수한다는 시간표까지 짰다. 하지만 주민들이 희망하는 지역으로의 이주 여부와 1년 이상인 용역기간의 단축 여부를 풀고 가야 할 난제로 남긴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 집단발병이라는 비상상황까지 발생했다. 주민들의 초조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지금 우리 사회 어느 한 곳이라도 '코로나 사태'에 매몰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마는 그것이 사월마을이 겪고 있는 고통의 해소를 뒤로 미룰 수 있는 이유가 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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