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0년은 윤달이 있는 해이다. 음력으로 4월이 있고 다시 윤4월이 들어있다. 윤4월은 양력으로 5월 중순에 들어서 6월 중순에 끝난다. 윤달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며 한 해를 이루는 시간과 달이 12번 해와 만나 합삭이 이루어지는 시간의 길이가 달라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대략 5년에 2번 8년에 3번이라지만 정확히는 19년 동안 7번 윤달이 들면 음력과 양력의 날수와 절기가 꼭 들어맞는다. 그래서 윤달에 태어난 사람은 19년마다 자기가 태어난 날의 음력과 양력이 부합되는 현상이 되풀이된다.
현대에서는 모든 일정을 잡고 계획을 세울 때 양력을 주로 쓴다지만 아직도 음력이 꼭 필요한 경우도 많다. 전통적으로 해안가에 사는 어부들은 배를 띄워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기 위해서 택일을 하는데 이때는 음력을 봐야만 한다.
윤달은 이장이나 공사 등 결정하기 쉽지 않은 대사를 치를 때도 사용한다. 매년 윤달이 든 해에는 이장의 횟수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 통계로 드러난다. 윤(閏)은 천문학적으로 해의 운행속도와 달의 운행속도의 차를 조절하는 중용의 의미가 있다. 글자를 보아도 門에 王이 앉아있는 형상이다. 門은 해와 달이 출입하는 문이며 王이란 조절하는 자이다. 무언가 좌우의 균형이 치우쳐있거나 조절을 하지 못했던 일이 있으면 이번 윤달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윤달이 지나면서 코로나19도 조절이 됐으면 좋겠다. 동지에 떨쳐 나온 놈이니 하지에는 고개를 숙여야하지 않는가.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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