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야만적 정략의 놀이판 된 연동형비례대표제

경인일보

발행일 2020-03-20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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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가운데 치러지는 4·15 총선이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희망은 커녕 위기의 그늘에서 정략선거를 대놓고 벌이는 양상에 국민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 여당의 비례정당 창당과정과 제1야당의 비례정당 공천 내홍은 그야말로 야만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범여 비례연합정당 파트너로 더불어시민당을 택하면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의 명분을 완전히 상실했다. 민주당은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한 미래통합당이 위성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하자 온갖 수사를 동원해 멸시하고 비난하고 심지어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비례의석의 실제적인 감소가 예상되자, 범여 비례연합정당 창당 추진에 나섰다. 소수정당 보호라는 새 선거법 취지를 살리면서 야당의 비례의석 독식을 막겠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정의당, 정치개혁연합 등 기존 소수정당과의 연합은 거절당하거나 거절하고, 민주당 전위조직이 급조한 정당을 연합 파트너로 정했다. 더불어시민당의 주축은 조국수호 집회를 이끌었던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고 기본소득당 등 참여 정당들은 올해 급조된 친여 정당들이다. 연동형비례제 도입에 힘을 합했던 공당들과, 시민사회단체 참여는 없다.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다. 그러면서 사과도 없고, 제1야당에 대한 고발 취소도 없고, 낯부끄러운 기색도 없다. 여당의 내로남불, 표리부동은 도를 넘었다.

통합당이 위성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벌이는 공천 내홍도 인내할 수준을 넘어섰다. 통합당은 위성정당 창당 명분을 연동형비례제 반대에서 찾은 것까지는 성공적이었으나, 비례대표 인재영입과 심사와 검증에 실패하면서 자기 발등을 찍었다. 특히 당선권 배치 후보들에 대해 통합당과 한국당 사천(私薦) 논쟁을 벌이는 것은, 공당에선 있을 수 없는 치부를 스스로 드러낸 장면이다. 여론은 여당을 견제할 야당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진보와 보수를 대표해 한국 정치를 견인해 온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정당들이다. 반대 진영의 국민들까지 포용하고 설득해 온 선거역사를 써왔다. 그런데 여당은 딱 국민 절반만 보는 분할의 정치에 전념하고 있다. 야당은 내부의 정치적 규범과 도덕이 무너져 공당의 정체성이 땅에 떨어졌다. 여야 모두 대의의 기초인 국민이 안중에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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