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달콤하지만 독약 같은 인천 '철도망 확충' 공약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인천지역 총선 제1호 공약은 모두 철도망 확충이다. 미래통합당 인천시당은 ▲경인전철 지하화로 철도로 인한 구도심 단절 해소 ▲도심 순환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 ▲인천역~동구~부평~인천대공원을 잇는 트램 건설을 약속했다. 교통인프라 확충을 통해 구도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부철도망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발표한 1차 공약은 ▲GTX B노선 조기 착공 ▲제2경인선 신속 추진 ▲인천2호선 KTX 광명역 연장 ▲서울7호선 조기 개통 ▲서울5호선 검단 연장 ▲서울2호선 청라 연결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 ▲내부순환전철과 제2공항철도 신설을 포함한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신도시 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광역철도망 구축 약속이다.

두 당의 철도망 확충 공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공약이슈지도' 내용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민권익위와 함께 2016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민신문고 민원데이터를 분석한 뒤 지역별, 성별, 연령별 주요 민원 키워드를 추출해 만들었는데 인천시민들의 관심 키워드 1위는 전국적으로도 1위인 아파트였고, 2위는 교통으로 나타났다.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교통 키워드가 5위 안에 든 지역은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은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팽창하는 지역으로 신규 교통망 확충과 아파트 공급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분석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후보자들이 공약에 담을 정책에 참고해 달라는 취지에서 만든 이런 빅데이터를 두 정당이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그런대로 여론과 민원을 총선공약에 반영한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두 정당의 이러한 철도망 확충 공약의 이면에는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인천지역 유권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표를 끌어 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 발전을 명분으로 하곤 있으나 서울 중심부로의 접근성이 떨어져 경기지역 위성도시들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는 인천의 '아파트 값'을 올리겠다는, 달콤하지만 독약과 같은 공약이다. 사업에 소요될 천문학적 비용을 어떤 방법으로 조달하겠다는 내용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실현되면 인천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사업들이지만 또다시 오랫동안 '희망고문'을 가할 사업들도 적지 않다. 두 정당의 자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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