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와치맨' 재판부에 호소문 제출… 여성계 "진지한 반성 의문"

전모씨 2019년 10월 구속기소 이후 13차례 반성문
여성인권단체 감형 위한 형식적인 '반성' 안돼
와치맨 재판 4월6일 오후 4시30분 수원지법 403호

손성배 기자

입력 2020-03-26 20:34:52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텔레그램 성착취물 n번방의 운영자 '와치맨'이 26일 재판부에 호소문을 제출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와치맨 전모(38)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13차례에 걸쳐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에게 반성문을 냈다. 호소문 제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형사사건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을 양형기준의 감경요소로 고려한다. 성범죄의 경우에도 일반양형인자의 감경요소에 ▲진지한 반성 ▲형사처벌 전력 없음 ▲소극 가담 ▲타인의 강압이나 위협 등에 의한 범행가담 ▲상당 금액 공탁이 있다.

여성·인권사회단체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심의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에서라도 진지한 반성을 양형 감경요소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명여성의전화 정애숙 대표는 "범죄 이후 가해자의 반성하는 태도보다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정도 회복이 감경요소로 작용해야 한다"며 "가해자의 편의와 관점에서 감경요소 기준을 삼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다산인권센터의 안은정 활동가도 "감형을 위한 형식적이고 반복적인 사과와 반성은 중요하지 않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우선"이라며 "그간 이뤄진 솜방망이 처벌의 문제가 성범죄를 지속하게 했고, 그 분노로 대중들은 n번방 디지털 성폭력 범죄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디지털 성범죄의 양형 기준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법무법인 숭인의 김영미 대표변호사는 "국민들의 의견이 엄벌하라는 쪽이지만, 재판부 입장에서는 반성하는 사람과 반성하지 않는 사람 사이에 차이를 둬야 하기 때문에 아예 '진지한 반성'을 감경요소에서 삭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돈을 받고 반성문을 대필해주는 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진지하게 반성하고 수십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은 전례가 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38)의 1심 재판이 대표적이다.

이영학은 1심 재판 당시 14번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이영학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2심은 재판 과정에서 26번 반성문을 낸 이영학에게 형을 낮춰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3차례 더 반성문을 낸 그의 형을 확정했다.

와치맨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해 9월22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음란물 커뮤니티 사이트에 텔레그램에서 개설한 '고담방' 등 성착취물 단체대화방 접속 링크를 게시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07개를 전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4월6일 오후 4시30분 수원법원종합청사 법정동 403호에서 열린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손성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