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한미군 한국근로자 무급휴직 안된다

경인일보

발행일 2020-03-26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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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되자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정부는 방위비 협상과는 별도로 이들 노동자에 대해 봉급이라도 주자고 미국 당국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 시한이 닥치자 해당 근로자들이 반발하고 평택시장이 나서 주한미군에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전하는 등 지역 전체가 동요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무급휴가가 현실화하고 자칫 한국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노조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사령부는 25일 한국인 노동자 중 무급휴직 대상자에게 순차적으로 4월1일 무급휴직을 개별 통보했다. 대상은 노동자 9천여명 중 절반이 넘는 5천여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한국인 노동자에게 무급휴직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 주한미군은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4월부터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무급 휴직이 불가피하다고 압박해왔다. 시한을 코앞에 두고도 협상은 난항이어서 우리 근로자들이 강제로 무급휴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 양국 협상대표들은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를 웃도는 50억 달러(6조2천250억원)를 요구했다가 40억달러(4조9천800억원) 수준으로 낮춰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대표단은 그동안 10% 안팎의 인상안을 제시했고, 추가 양보 범위를 정해 제시했지만 미국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주한미군 무급휴직 문제라도 먼저 해결할 것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한다. 한국 근로자들은 생존권 위협을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으나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와중에 5천명이 넘는 한국 근로자들의 무급휴직은 안될 일이다.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은 대한민국 국민과 안보는 물론 수만명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게 뻔하다. 우리 근로자들을 볼모로 한 미국의 협상 태도는 한미동맹의 숭고한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한국인 근로자들과 지역사회는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분담금 협상과 별도로 무급휴직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지난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같은 공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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