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7)]단절된 섬 이어준 대교

바다를 이겨내고 놓은 다리들… 다음은 영종서 출발하는 평화路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20-03-2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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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탑 사이에 상판을 연결하기 전의 인천대교 공사 현장 모습. 총 길이 21.348㎞의 인천대교는 52개월 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09년 10월 16일 개통했다. /인천대교(주) 제공

영종대교, 초기 인천공항 유일 접근로 역할
인천대교, 2009년 개통후 인천도심 가까이
제3연륙교, 청라 연결 5년뒤 완공목표 추진

市, 신도~강화도~해주·개성 '평화도로' 구상
공항물류 시너지… 국가도로망 반영 협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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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橋)'는 바다와 강,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이다.

 

둘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 인연을 맺어주거나 끊어진 관계를 다시 연결해 주는 것을 '다리를 놓는다'고들 한다.

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육지와 단절된 섬이었다. 지금이야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타고 아무 때나 섬과 육지를 오갈 수 있지만, 옛날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했다.

영종도는 다리가 놓이면서 내륙 생활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됐다.

 

제1연륙교인 영종대교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통해 서울과 직접 연결됐고, 제2연륙교인 인천대교는 제2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인천·경기 남부권과 이어졌다. 그리고 앞으로 들어설 제3연륙교는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될 예정이다.

영종도는 또 하나의 다리를 꿈꾸고 있다. 바로 남과 북을 잇는 서해평화도로다. 

 

이는 구조물로서의 다리이기도 하지만, 끊어진 남북관계를 다시 연결해주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영종도와 인천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게 인천공항이듯이 남북의 중매쟁이도 바로 공항이 될 것이다. 인천공항이 있기에 영종도를 중심으로 한 다리들은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의 핵심 인프라가 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 위치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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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6월 인천 영종도가 수도권 신공항 입지로 확정되면서 다리 건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섬을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 계획과 함께 서울 도심에서 공항까지 45분 이내 도착을 목표로 한 고속도로 건설계획이 확정됐다.

2000년 11월 22일 개통한 영종대교는 인천공항 개항 초기 유일한 접근로였다.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역사상 최초로 민자 사업으로 진행됐다. 

 

영종대교는 공항과 경기도 고양을 연결하는 36.6㎞ 길이의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해상 구간이다. 인천 중구 운서동과 서구 경서동을 잇는 길이 4.42㎞의 다리를 49개의 교각이 떠받치고 있다. 

 

상층엔 도로, 하층엔 철로(공항철도)가 놓여 흔하지 않은 복층 구조 다리라는 점이 특징이다. 11개 건설사의 출자로 설립된 민간사업시행자인 신공항하이웨이(주)가 총 사업비 1조7천342억원(육상구간 포함)을 투입해 건설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2009년 10월 16일 개통했다. 총 길이가 21.348㎞에 달하고 이 가운데 해상구간이 12.34㎞로 영종대교의 약 4배다. 

 

사업비는 민자구간 1조5천201억원, 국가사업 구간 8천628억원을 합해 총 2조3천829억원에 이른다. 해상구간은 민자사업자인 인천대교(주)가 맡았고, 육상 연결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했다.

인천대교는 처음에는 해저터널로 계획됐지만, 막대한 비용과 오랜 공사 기간, 유지 관리 어려움이 걸림돌이 됐다.

 

1995년 11월 경인일보는 제2연륙교 해저터널의 타당성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연재했는데 당시 기사를 보면 이런 이유 때문에 해저터널보다는 해상교량 방식이 더 낫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초기 인천공항 접근 교통망은 서울 편의 위주로 짜였기 때문에 정작 인천시민들은 개항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인천대교의 개통은 인천 도심에서 공항으로의 이동을 더 수월하게 했다. 

 

그저 '제2연륙교'로만 불리던 무명의 이 다리는 송도국제대교, 황해대교 등의 명칭이 거론됐으나 여러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천대교'라는 이름을 얻어 인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하게 됐다.

영종대교
영종대교의 낮. /신공항하이웨이(주) 제공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건설은 그야말로 바다에 길을 내는 험난한 토목 사업이었다. 

 

한강에 다리를 놓는 사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과 장비, 인력, 예산이 필요했다. 두 다리는 당시 토목기술의 '끝판왕'격이었다.

아주 오래 전, 다리는 냇가에 큰 돌덩이 등을 놓은 징검다리나 통나무 다리 등 원시적인 형태로 시작했고 아치 형태의 교량부터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는 통일신라 경덕왕 10년(751) 축조된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다리로 꼽히는데 이는 석조 아치교다.

다리는 하중을 어떻게 분산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건너는 구간이 짧다면 널빤지 형태의 구조물만 얹으면 되지만 거리가 길면 휘어질 우려가 있어 중간중간 교각을 놓아야 한다. 

 

교각 사이 폭은 가까울수록 안정적이나 이 경우 선박이 다닐 수 없고 물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그래서 나온 기술이 바로 주탑과 케이블을 이용해 교각 사이를 크게 벌리는 현수교와 사장교 방식이다.

영종도 북단에 위치한 영종대교는 대형 선박이 많이 운항하지는 않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인천대교는 사정이 달랐다. 

 

인천항의 무역선과 여객선의 항로를 가로지르는 노선이어서 인천대교 하부를 선박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숙제가 있었다. 하늘길을 열자고 바닷길을 막아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인천대교는 일반적으로 30~50m인 교각 사이 폭을 800m까지 벌리기 위해 '사장교' 방식을 도입했다. 주탑에서 대각선으로 뻗어 나온 케이블의 수평력이 다리의 상판을 지탱해 휘어짐을 막는 방식이다. 

 

인천대교의 가운데 뾰족하게 솟은 높이 225m '역 Y자' 형태의 두 개의 탑과 케이블은 장식용이 아니라 다리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구조물이다.

주탑 간격 300m의 영종대교는 '현수교' 방식으로 지어졌다. 현수교는 사장교처럼 주탑과 케이블로 구성됐지만, 케이블이 대각선인 사장교와 달리 수직으로 설치된 게 다른 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금문교)'가 대표적인 현수교다.

영종대교
영종대교의 밤. /신공항하이웨이(주) 제공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인천 앞바다의 특성상 두 대교의 건설은 바다와의 싸움이었다. 

 

영종대교는 일부 해상구간에 차수막을 설치하고 물을 완전히 뺀 다음에 육상 구간처럼 공사했다. 

 

그러나 인천대교는 물막이 작업 없이 해상에서 파일을 박고 육상에서 미리 만든 구조물을 얹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천t의 장비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크레인이 달린 바지를 띄워 공사를 했는데 이는 당시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인천대교 사업에 참여한 (주)유신 구조부 이경훈 부사장(토목구조기술사)은 "바지 같은 해상장비를 바다에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 놓고 그 위에 육상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실어 기초공사를 해야 했는데 조수 간만의 차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인천대교는 당시에는 국내에 없던 설계방식이 도입됐고, 빠른 진행을 위한 최적화 공법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주)유신은 영종대교의 기본 설계를 맡았고, 인천대교의 설계·시공 감리를 했다.

이 부사장은 또 "인천대교의 해저터널이 무산된 이유는 경제성과 공사 기간 문제도 있었지만, 깊이 40m 이하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도가 잘 나오지 않아 물리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에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은 제3연륙교 건설이 추진 중이다. 제3연륙교 사업은 영종과 청라를 연결하는 길이 4.6㎞의 교량 건설 사업이다. 

 

청라와 영종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맡은 LH가 제3연륙교 건설비 5천억원을 조성원가에 반영해 2005년부터 건설을 추진했으나 15년째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제3연륙교 건설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운영하는 민자 사업자에 손실을 끼칠 수 있어 손실 보상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이유가 컸다. 

 

현재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으로 2025년 하반기 개통이 목표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처럼 기존의 고속도로망과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연중기획용
제2연륙교(인천대교)의 해저터널 방식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분석한 경인일보 1995년 11월 23일자 지면.

영종도에서는 3개의 연륙교 외에도 남북 평화시대를 대비한 대형 프로젝트가 최근 그 첫발을 내디뎠다.

 

바로 서해평화도로 1단계 사업인 영종~신도 간(3.8㎞) 다리 건설 사업이다. 

 

서해평화도로는 영종도와 신도(옹진군 북도면), 강화도를 다리로 연결하고, 더 나아가 해주와 개성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인천시는 4월 1단계 구간 설계·시공을 위한 업체 선정에 착수해 올해 말에는 착공할 예정으로 2단계 구간인 신도~강화도 구간(11.1㎞)이 '제2차 국가 도로망 종합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서해평화도로의 구상은 바로 인천공항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개성공단과 같은 북녘의 공간이 남쪽의 인천항과 인천공항 등의 뛰어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배용환 인천시 도로과장은 "국가 계획에 서해평화도로가 반영되면 인천에서 김포를 거치지 않고 영종도를 통해 강화도, 더 나아가 북한으로 곧장 이어지는 길이 만들어진다"며 "1단계 사업인 영종~신도 구간부터 차질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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