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 지체돼 1학기 부실운영 우려
다자녀 태블릿PC 대여등 숙제도
코로나19가 좀처럼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교육당국이 온라인 개학까지 고려해 학습손실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학교 현장에선 현실과 동떨어졌다며 아우성이다.
특히 교육부가 여론의 눈치만 살피며 개학을 미루다 이제야 온라인 학습 준비를 채근하지만, 이미 시간이 지체돼 1학기가 부실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불만이다.
교육당국은 온라인 개학 대비 원격교육선도학교를 30일부터 시행한다. 이에 지난주부터 교사들도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드는 강의를 들으며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급하게 추진되면서 불만도 크다. 도내 한 초등학교 A교사는 "실시간 강의는 불가능하고 파워포인트에 음성을 입히고 숙제만 잔뜩 내주는 방식"이라며 "이것 또한 교육부가 방식을 확정한 게 아니라는 소문이 돌아 혼란이 크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교육부가 진작에 온라인개학에 무게를 두고 3월 초부터 콘텐츠를 준비했다면 지금의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경기외국어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개학 연기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또 다른 초등학교 B교사는 "당장 학교에 영상장비도 변변치 않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아무리 학습영상을 만들어도 아이들이 혼자 볼 수 없고 부모 등 지도할 사람이 필요해 실효성이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공문만 계속 내리면서 개학만 미루다 이 사단이 났다"고 말했다.
학교 대신 학습을 책임져야 할 가정에서도 혼란은 크다.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3월 초부터 태블릿PC, 와이파이 공유기 등 스마트기기를 택배로 받아 온라인학습에 참여했다.
25일 기준 초등학교의 경우 신청자가 366명이지만 학교에서 보유한 기기는 111개뿐이고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나머지 기기를 대여했다.
만약 온라인 개학으로 정상수업이 진행되면 다자녀 등 일반가정의 원격교육환경은 더 큰 문제다. 실제로 도내 한 초등학교의 경우 태블릿 PC가 30개뿐이고, 이마저도 저소득층 가정에 먼저 빌려준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일단 각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원격교육 환경'을 조사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30일까지 가정 내 스마트기기 현황 등 원격교육이 가능한지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교육부가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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