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과다 의료사고' 수개월 곪게 놔둔 구리보건소

이종우·이원근 기자

발행일 2020-04-02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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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협착증 70대 '수술중 의식불명'
警 "설명 미흡" 행정처분 의뢰 불구
5개월 지나서 1심 승소 이유 "불가"
환자 가족 "유착 의혹 지울수 없어"


구리보건소가 수술과정에서 약물 과다 투여로 환자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병원에 대한 행정 처분을 수개월 동안 미뤄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병원 측 과실을 주장하는 환자 가족들은 지역 병원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보건소가 오히려 대형 병원을 감싸고 있다며 빠른 행정처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1일 구리보건소와 환자 가족들에 따르면 척추협착증을 앓고 있던 A(76)씨는 지난 2017년 한양대학교구리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현재 입원 중이다.

A씨 가족들은 수술 전후 마약성 진통제 과다투여로 인해 의료 사고가 발생했고 병원 측이 진통제에 대한 위험성을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사건을 맡은 구리경찰서는 지난해 10월 한국의료분쟁조정위원회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병원이 수술 전후 설명 의무 미흡에 대한 위반 증거가 있다고 보고 구리보건소에 병원에 대한 행정 처분을 의뢰했다.

하지만 구리보건소는 행정 처분 의뢰를 받은 뒤 5개월 동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달 13일께 되어서야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다고 구리경찰서에 통보했다.

이유는 피해 가족들과 병원간의 의료사고 손해배상 1심 소송결과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1심 판결에서는 법원이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은 가족들의 항소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구리시보건소 측은 행정 처분 의뢰 결과를 A씨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A씨 가족 측은 "보건소는 병원들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기관인데도 별개인 사항을 이유로 행정 처분을 수개월 미룬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병원과 보건소가 유착돼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리보건소 관계자는 "담당자 변경과 병가 등 보건소의 내부 사정으로 행정처분 조사가 늦어지게 된 것"이라며 "행정 처분 여부는 향후 재판 과정 등을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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