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 투표, 참정권 vs 건강권 '뜨거운 감자'로

박현주 기자

발행일 2020-04-09 제6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인천 지역 대상자 2820여명 혼란
코로나 확진자 부재자 방식 허용
제한땐 헌법보장 권리 침해 목청
선관위 "관계부처간 입장 조율중"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가 격리자에 대한 투표 방안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아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격리자들이 직접 투표소를 찾을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투표를 제한할 경우 헌법에서 보장한 참정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 사는 나모(23)씨는 지난달 25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어학연수와 인턴십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8일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나씨는 "자가격리 상황에서 추후 내 지역 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컸다"며 "정부가 4월 입국자들은 내·외국인과 국가 상관없이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 원칙을 적용하는데 4월에 입국했다면 투표소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안도했다.

나씨는 다행히 자가격리에서 해제돼 투표장에 갈 수 있게 됐지만, 자가 격리 중인 나머지 인원은 투표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지역 자가격리 대상자는 8일 기준 2천820여명이다.

연수구가 520여명으로 인천 10개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많고, 남동구가 390여명, 서구가 350여명, 부평구 340여명 등 순이다.

투표 방침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천명이 넘는 인원이 투표 당일에도 지정된 장소에 머물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자가격리 대상자 수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는 부재자 투표 방식인 거소투표가 허용됐다. 하지만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자가격리 대상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가 헌법에 명시된 국민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 부처와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투표권을 보장할 방안을 논의 중이나 아직 명확한 대책을 수립하진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부처마다 참정권과 건강권 등 방점을 두는 가치가 달라 현재 여러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며 "선관위는 최대한 국민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앞세우고 있다.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바 없으나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론 내려 국민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박현주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