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념과 진영논리에 밀린 정책실종 선거

경인일보

발행일 2020-04-09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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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전이 중반을 지나 종반을 치닫는 가운데 각 정당과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과 실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가 미래에 대한 설계도는 보이지 않고 여·야 모두 이념과 진영 논리에 휩싸여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혹평이 나온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민생과 정책은 뒤로하고 조국 전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불러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러다 정치권과 후보자들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하면서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양당은 경쟁적으로 돈 풀기에 몰두하는 양상이다. 정부 여당은 소득 하위 70%까지 선별적으로 지원금을 주겠다고 했으나 통합당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주겠다고 하자 다시 액수를 두 배로 올리는 등 양당이 선심 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원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서도 양당은 아전인수격 주장만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코로나 확산 방지와 진정 이후의 대책에 대해서는 진지한 논의와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고 진정된 이후의 방향은 무엇인지 등 비전과 방향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각 당과 후보자들의 막말 쏟아내기도 강도가 커지고 빈도는 잦아지고 있다. 통합당 후보는 30대와 40대를 비하하는 발언에 이어 '노인들은 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민주당 사무총장은 "김종인 통합당 총괄 선대 위원장이 황교안 애마를 탔다"는 발언을 해 야당의 반발을 샀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진영 대결과 이념 논쟁에 열을 올리면서 경제 살리기와 사회·정치 개혁 등 선거 단골 이슈들도 뒷전으로 밀린 양상이다. 그나마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 상당수가 재탕에 삼탕 우려먹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약만 보면 총선인지 대선인지 지방선거인지 헷갈린다는 반응도 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이념이나 진영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비전과 참신한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지역이 할 수 없는 난제를 풀어낼 묘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책 공약이 실종된 퍼주기 경쟁이나 조국, 윤석열을 소환한 선거전 양상은 퇴행적이다.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 설계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경쟁하는 정당과 선량들에 목말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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