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유전]할머니가 남긴 저주… 운명처럼 돌아오다

김종찬 기자

발행일 2020-04-16 제14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유전

'2018년 가장 완벽한 공포' 재개봉
평범한 가족 일상 끊임없이 비틀어
피할 수 없는 존재 '절망감' 선사

■감독 : 아리 에스터

■출연: 토니 콜렛, 밀리 샤피로

■개봉일: 4월 22일

■미스터리 공포 /127분


지난 2018년 개봉 당시 지금껏 본적 없는 가장 완벽한 공포를 선사했다고 평가받았던 '유전'이 오는 22일 재개봉한다.

영화 '유전'은 할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저주로 헤어날 수 없는 공포에 지배당한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오프닝에서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복잡한 듯 치밀하게 만들어낸 축소 모형에서 시작해 실제 배우들의 주거 환경으로 이어지는 오프닝은 카메라가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동하며 뚜렷이 다른 두 세계를 빈틈없이 결합해 무서운 저주 속에 살아가는 한 가족의 불길한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린다.

유전8

이후 겉으로 보기에는 슬픔에 잠긴 평범한 가정이지만 가족들은 애니의 엄마이자 집안의 비밀스러운 어른이었던 엘렌 리의 죽음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고 행동하며 불길함은 지속된다.

아울러 영화는 빈틈없이 짜인 플롯 속에서 관객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잇따른 전환을 시도한다.

그 시도는 관객들을 계속해서 놀라게 만들고 끊임없이 뭔가를 펼쳐 내보여 도발적이고 무서운 순간을 지속적으로 선사한다.

메가폰을 잡은 아리 에스터 감독은 그동안 가족들 간의 비정상적인 관계에서 생기는 불안과 트라우마를 소재로 단편영화들을 선보여 왔는데 이 영화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저주의 공포에 휩싸인 한 가족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뤄내면서 독창적인 공포영화를 탄생시켰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첫 개봉 당시 가족들과 함께 3년 넘게 가혹한 시련을 겪은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전8

특히 '유전'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모든 것은 정해져 있어서 피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점에서 자식을 낳는 것과 세대에 관해 운명론적인 태도를 보인다.

가족들에게 '자기 주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사실은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부분이고, 마지막에 절망과 공허함이라는 감정을 남긴다.

때문에 관객들은 극장을 나오는 순간 심오하고 좀 더 근본적인 피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감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주)팝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종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