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사회적 거리두기 '느슨' 5월 코로나 확산 중대고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나들이' 선을 넘으시겠습니까?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20-05-01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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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징검다리 황금연휴 여행객 '급증'
숙박·항공권 예약률도 9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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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 징검다리 연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코로나19'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여행이나 외출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적극 실천해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진짜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떠나는 이, 남는 이

근로자의 날과 주말, 어린이날 등이 겹치면서 과감하게 여행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이모(42)씨는 어린이날을 전후로 1박 2일간 가족들과 함께 전라도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름 성실히 참여했다. 3개월 넘게 제대로 나들이 한 번 다녀오지 못했고, 육아 스트레스도 커 큰 마음을 먹고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안전 수칙을 잘 지키며 여행기간 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속초 강릉 등 강원지역 숙박시설 예약률이 97%에 달하는 등 연휴 기간 강원도를 비롯한 국내 주요 관광지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제주도 항공권 예약률도 90% 수준에 달한다.

'집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박모(43)씨는 연휴기간 국내 여행을 떠나거나 근교 나들이를 가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지금 이맘때로 예정된 스페인 여행을 취소했다.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서였다. 

 

해외 여행도 취소하고 여태껏 나름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해 왔는데, 국내 여행쯤 참지 못하겠냐는 것이 김씨 생각이다. 

 

국내 관광지 숙박권이 동났다는 뉴스를 볼 때면, 굳이 나만 애쓸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꾹 참기로 했다. 

 

그는 "온 국민이 긴장감 속에 동참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어느샌가 느슨해진 건 맞는 것 같다"며 "연휴가 끝난 뒤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될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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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활속 거리두기 전환 검토
하루 신규 확진자수 4~14명 불구
연휴 이후 잠복기 지켜봐야 주장

# 방역 승패 가를 중대 고비


이번 연휴기간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만간 일상 생활 속에서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다.

정부는 지난 3월22일부터 15일동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고, 4월4일에는 이를 2주간 연장해 4월19일까지로 연장했다. 

 

4월19일에는 5월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일부 강력 권고를 완화해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월30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 수는 1만765명으로, 현재 격리 치료중인 환자는 1천459명이다. 

 

909명에 달하기도 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최근 1주일간 4~14명으로 낮아지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휴기간이 끝난 뒤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동안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움츠려 있던 시민들이 의욕적으로 나들이에 나서고 활동량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있는 주요 관광지에는 문화관광 해설사를 배치해 방문객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 주요 관광지마다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비치하고 관광객의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확인, 관람 동선 관리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행객이 몰리는 관광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체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검역대상 발열 감지 기준을 종전 37.5℃에서 37.3℃로 낮춰 검역수위를 높이기로 했고, 지역 870여개 관광사업체에 대한 방역 특별 지도점검을 진행했다. 

 

강원도도 외부유입 차단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버스터미널, 기차역 등에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열화상 카메라 등을 배치했다.

넓은 야외도 밀접접촉 발생 여지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란 없어"

# 끝난 게 아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연휴가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제발 집에 계셔달라.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했다. 밖에 나가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지킬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그가 집에 머물러달라는 이유다.

많은 이들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고 하지만, 실제 밖으로 나가보면 본인의 생각과 달리 아무리 한적한 공원이라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모여 있는 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역대책이라고 해야 기껏해야 마스크 한 장인데, 그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밖에 나가면 뭔가를 먹어야 하고, 화장실도 써야 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휴양지뿐 아니라 도심의 유명한 음식점들은 이미 붐비고 있다. 

 

자가 차량을 이용해도 목적지에 사람이 붐비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미가 없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지역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언제든지 빚어질 수 있는 중대 고비라는 것이다.

실내가 아닌 탁 트인 야외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보는 시각도 무리가 있다.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밀접접촉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파악이 되지 않는 확진자의 비율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의 가능성 없이 안전하게 연휴를 즐길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며 "마지막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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