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침체된 지역 문화·공연계 '슬기로운 해법'

무대가 바뀐다 돌아, 봄… 다시, 붐!

김종찬 기자

발행일 2020-05-08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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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사라진 행사·기약없는 휴관 '코로나 생활고'
경기도 '예술백신 프로젝트' 단체 1046곳 지원

랜선 생중계·자동차극장 눈돌려 '갈증 해소'
현장 관람문화와 공존 변화 '영세성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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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면서 지역 문화·공연계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침체기를 겪었다.

 

예정됐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관련 종사자들은 일감이 끊겨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직면했다.

지역 문화계 종사자들은 이번 위기를 '빙하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점차 안정기에 들어가면서 얼어붙었던 지역 문화계도 새 순(?)이 돋아나고 있다. 

 

지자체나 지역 문화단체 등은 고사위기에 몰린 예술인을 돕기 위해 긴급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고, 지역 문화계 일부에선 그동안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관람객들을 찾고 있다.

이슈앤스토리 12
지난달 11일 온라인 '꺅! tv 경기아트센터'에 경기도무용단 '련' 춤-ON, 무관중 생중계.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

# 3개월 간의 공백

지역 문화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출입문의 빗장을 걸어잠그기 시작했다. 

 

일주일간의 임시 휴관 형태로 이어지던 공연·전시 시설 등의 봉쇄 조치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 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기약 없는 휴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봉쇄된 기간만 3개월에 달한다.

그 사이 지역에서 사라진 공연과 전시만 수백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지역 예술인들 또한 예술 활동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한국예총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천500여건, 피해액만 520여억원에 달한다.

심지어 코로나19로 멈춰선 문화계의 피해는 기획 및 대관 전시 등을 넘어 '교육'이란 무형의 문화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예술가들이 아닌 강사나 해설사 등도 당장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화에 들어가면서 문화예술계의 공백은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정부의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 전환에 맞춰 문을 걸어 잠근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예술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된 공연과 전시도 다시 일정이 잡히고 있다.

사진자료02_2019 국제공모전 온라인 전시관 (1)
한국도자재단의 국제공모전 온라인 전시관.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

# 변화의 중심에 선 예술계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가 장기화 되자 지역 예술계는 '랜선'을 통한 안방 1열 공연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랜선' 공연은 본 공연에 앞서 관객 관심을 유도하는 예고편이나 작품의 해설을 돕는 형식으로 제작되어 왔다. 

 

이렇게 만든 작품은 온라인에 송출됐다. 다만 공연의 전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문화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시도가 접목되기 시작했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올해 예정된 레퍼토리 시즌제 공연을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 이어가고 있다.

 

경기아트센터가 지금까지 랜선으로 선보인 공연만 '경기필 앤솔러지Ⅲ'와 '춤-ON, 련' 등 5편에 달한다. 해당 공연은 실시간으로 경기아트센터 공식유튜브 '꺅!티비'와 네이버TV 경기아트센터 '꺅티비'를 통해 중계됐다.

광명문화재단 역시 지난달 29일 '재즈의 맛_전제덕 하모니카 콘서트, 봄의 왈츠'를 네이버 TV 라이브 생중계로 선보였다.

콘서트가 자동차극장 영역으로도 들어왔다. 그동안 자동차극장은 영화를 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가 장기화 되자 용인문화재단은 지난달 25일 국내 최초로 자동차 극장 형식의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콘서트는 이동식 무대인 '아트트럭' 위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고, 관객은 각자 자동차에서 별도로 지원받은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공연을 관람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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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용인시민체육공원 남문주차장에서 개최한 드라이브 인 콘서트에서 비상등을 켜며 환호를 보내는 시민들.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

# 경기도형문화뉴딜정책으로, 위기 예술인 지원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형 문화 뉴딜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도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아트센터, 경기관광공사, 한국도자재단, 경기콘텐츠 진흥원 등 5개 기관과 협업해 문화예술관광 분야를 지원한다.

프로젝트는 크게 3개 분야로 ▲긴급활동지원 ▲취약근로자 보호 ▲공공시설 입주단체 임대료와 사용료 감면으로 총 지원규모는 103억원이다. 이 중 긴급활동지원으로 도내 예술단체 1천46곳이 지원을 받게 되며, 특히 경기문화재단은 ▲백만원의 기적 ▲드라이빙 씨어터 ▲전업 예술인을 위한 긴급 작품구입 ▲예술인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예술인조합 공공예술 지원 사업 등 5개의 사업을 묶어 '예술 백신 프로젝트' 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취약근로자 보호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일거리가 끊긴 도내 활동 문화예술 강사, 공예인, 영화종사자 등 총 913명에게 수입 보전 및 활동 유지 비용 등을 지원하고, 경기문화창조허브, 경기상상캠퍼스 등 공공시설에 입주해 있는 도내 예술단체(186곳)를 대상으로는 임대료, 사용료를 감면해준다.

이 밖에 경기아트센터는 공연 취소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도내 공연단체를 위한 '코로나극복 경기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사업'을 비롯해 곳곳으로 찾아가서 공연을 선보이던 경기아트센터 '문화나눔 사업' 출연 단체 등을 위한 무관중 공연영상 공개 등 다양한 형태로 예술인들을 돕는 무대를 지원한다.

경기아트센터의 VR중계 장비
경기아트센터의 VR중계 장비.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

# 코로나 19가 남긴 숙제

코로나19의 재확산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시설 운영과 관람에 여전히 많은 제약이 따라 문화예술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24개 국립문화시설의 운영이 재개됐다. 

 

대신 사람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개인 관람만 허용하고 관람객 이름과 연락처도 파악하기로 했다. 관람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발열 여부도 체크 한다.

국립문화시설을 필두로 민간 시설과 단체들도 서서히 재가동에 들어간다. 정부는 공·사립 문화시설의 개관을 생활방역 지침 준수를 전제로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야외활동 중단에서 비롯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일부 대형 예술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콘텐츠와 IT기술 결합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K팝 한류를 개척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홀로그램·AR·VR(가상현실) 기술을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해 왔고, 세계적 음악가·예술단체들은 과거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재 생성해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는 언택트(비대면) 전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와 같은 비대면 사회를 대비하는 문화 콘텐츠 창출에는 초보와 다름 없다. 

 

비록 민간 예술계에서 현장 관람이 아닌 월정액 및 1회 비용 지급 시 원하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비대면 온라인채널을 개설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사실상 수익은 거의 없다.

민간 전시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예술계에서는 앞으로의 공연 관람 문화는 현장 중심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민간 전시관들의 경우 상당수가 개인으로 운영되거나 영세하다 보니 선뜻 비대면 서비스를 개설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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