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벙글쇼' 떠나는 강석-김혜영 "원 없이 했다"

33년만에 DJ 교체 닷새간 고별방송…후임 정영진 배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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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왼쪽)과 김혜영 /연합뉴스=MBC 제공

"그동안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를 사랑한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물심양면 도와주신 라디오국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MBC표준FM(95.9㎒)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 서민들의 대나무숲인 '싱글벙글쇼' 진행자 강석(68)과 김혜영(58)이 33년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6일 MBC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포구 상암동 MBC본사에서 진행된 감사패 수여식에서 강석과 김혜영은 30년 넘게 함께한 청취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강석은 "사실 '싱글벙글쇼'를 오랫동안 하게 될 줄 김혜영씨도 마찬가지지만 저도 몰랐다"며 "진짜 라디오를 사랑했던 사람이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도 영광이고 원 없이 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주말도 빠짐없이 정오께부터 2시간가량 방송되는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그는 "잃어버렸던 점심시간을 찾아 이제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야겠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 한마디도 덧붙였다.

김혜영은 "항상 이날이 올 거라는 건 생각하고 있었다. 그땐 당당한,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해야겠다 했는데 막상 그날이 오니까 한 달 전에 이 소식을 들었는데도 뭉클뭉클 순간순간 옛 추억이 떠오르면서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되나 큰 숙제로 남아 있다"면서 울먹였다.

이어 "마음이 슬프고 괴로워도 (자리에) 앉으면 웃음으로 변하는 마술 같은 '싱글벙글쇼'였다"며 "청취자분들의 말 한마디, 미소 한마디가 살과 피가 됐고 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 되려고 33년 동안 길게 연습해온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두 DJ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박성제 MBC 사장은 "'싱글벙글쇼'는 제게도 기자로서의 나침반 같은 역할이었다.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강석과 김혜영은 33년간 '싱글벙글쇼'로 사회 곳곳의 소시민들과 호흡하며 전설의 DJ로 불렸다. 강석은 1984년부터 진행했고 김혜영은 1987년 합류했다.

30여년 간 한 자리를 지킨 두 사람은 2005년과 2007년 각각 MBC 라디오국에서 2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주는 골든마우스상을 받았다. 이들은 현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최장수 단일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록되기도 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연주곡을 시그널로 차용한 '싱글벙글쇼'는 시사오락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사 콩트의 싹을 틔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특히 강석의 유명인 성대모사를 골자로 한 패러디 시사 콩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강석과 김혜영은 이날 방송에서 고별의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 말미 김혜영은 차분한 음성으로 청취자들이 전한 응원과 격려 메시지를 소개하며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석 역시 "내일도 우리와 싱글벙글하게 고별방송 함께해달라"고 하차를 전하면서도 "아직 4일 남았다"고 인사했다.

이렇듯 상징적인 간판 DJ가 교체되면서 '싱글벙글쇼'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의 프로그램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MBC는 봄 개편을 맞아 '싱글벙글쇼' DJ를 강석, 김혜영에서 팟캐스트로 유명한 정영진과 남성 듀오 캔의 배기성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후임 배기성은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온 것처럼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DJ가 진행하는 '싱글벙글쇼'는 매일 낮 12시 20분 방송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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