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층으로 나뉜 구조물에 수감된 사람들, 음식 불균형 때문에 벌어지는 디스토피아 그려내
코로나19 팬데믹 속 마스크·생필품 등 줄잇는 사재기 '현대사회의 도덕성'에 거침없는 메시지
■감독 : 가더 가츠테루-우루샤
■출연: 이반 마사구에, 조리온 에귈레오, 안토니아 산 후안
■개봉일: 5월 13일
■청소년 관람불가/93분
파격적인 콘셉트와 메시지로 전 세계를 뒤흔든 화제작 '더플랫폼'이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오는 13일 선보이는 이 영화는 이미 넷플릭스를 통해 유럽과 미주지역에 공개됐다. 미국에서는 스트리밍과 동시에 시청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톱 10 상위권에 머물며 약 1달이 흐른 지금까지도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무수한 레벨로 이뤄진 수직 감옥을 배경으로 레벨에 따라 인성이 어떻게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질 수 있는지를 경제적 불균형이 낳은 디스토피아를 통해 비유적으로 그린다.
영화의 스페인어 원제 '엘 오요'(El Hoyo)는 '구멍' 내지는 '구덩이'란 뜻으로 이 수감 시설의 모든 층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암흑과도 같은 나락을 의미한다.
극중 생사를 좌우하는 레벨은 숫자를 매긴 명확한 서열화로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극단적이며 미학적인 공간 연출과 사실적인 촬영은 관객들을 극중 인물과 동일선상으로 초대해 생생한 체험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 작품은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선언된 국제적인 위기를 맞은 우리의 현실이 투영되며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해외 주요 매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에게 절실하고 의미심장한 인권 성명서에 버금가는 영화'(AWFJ Women on Film), '스릴러 영화의 메커니즘으로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Empire Magazine) 등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우리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충족하는 동시에 거침없는 메시지로 각광받고 있다.
냉철한 시각으로 계급 간의 불평등과 연대 의식을 파헤치며 관객으로 하여금 도덕성의 본질에 대해 심도 있는 자문을 던진다.
감독은 넷플릭스 공개 당시 "우리는 명함으로 신분과 계층을 드러내고 불행하게도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모두를 고통스럽게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선 음식 대신에 마스크와 화장실 휴지를 사재기하듯 이 영화는 인간의 마음속 깊이 자리한 이기심이란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씨나몬(주)홈초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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