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 女 핸드볼팀 인수 논의, 나무보다 숲을 보자

경인일보

발행일 2020-05-22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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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이하 인천Utd)의 여자 실업핸드볼 인천시청팀 인수 문제가 지역 체육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 인천Utd의 실무자들이 모여 시체육회가 운영중인 여자 실업핸드볼 인천시청팀(이하 인천시청팀)을 인천Utd에 넘기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벌였다. 이들 기관이 인천시청팀의 거취를 놓고 머리를 맞댄 것은 우선 한국 여자핸드볼의 산실이자 국내 최강실업팀으로 인정받던 인천시청팀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남자 6개팀, 여자 8개팀이 참여하는 세미프로 형태인 실업리그가 운영 중으로, 인천시청팀은 이 리그에서 여러 번 챔피언에 올랐다. 유럽 무대에 진출한 류은희(파리92)를 비롯해 김온아·김선화 자매(SK)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다수 키워낸 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는 팀으로 속속 떠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2019~2020 리그에선 시즌 초반부터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같은 전력 약화는 시체육회가 비영리단체인 것과 맞물려 다른 팀으로 떠나는 FA(자유계약) 선수들의 이적료 수익금을 재투자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구단이자 주식회사로서, FA 이적료를 우수 선수 영입에 투자하는데 제약을 받지 않는 인천Utd가 인천시청팀을 인수한다면 전략 약화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특히 인천Utd의 인천시청팀 인수는 선진화된 '복합스포츠클럽'(SC)으로 가는 국내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쉬운 점은 본격적인 실무 협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Utd가 인수계획안에 연간 운영비로 현재의 9억원보다 많은 15억원을 적시한 것을 두고 체육계 일각에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여론이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중환자 치료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수술비 얘기가 주를 이루며 논의의 본질이 흐려지는 형국이다. 예산 문제는 인천Utd가 "운영비 15억원은 타 구단의 운영비를 참고한 것일 뿐 증액요구가 아니다"라고 밝힌 만큼, 기관간 협의를 통해 충분히 조율이 가능한 부분이다. 당면과제가 돈이 아닌 지역스포츠의 체질개선인만큼 시와 시체육회, 인천Utd는 나무 한그루 보다 숲 전체를 보는 자세로 보다 '통큰' 협의를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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