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돌고돌아 김종인…한달만에 다시 구원등판

새누리-민주당 오가며 승리 견인…4·15 참패로 빛바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2일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미래통합당의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하게 됐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난달 28일 내정됐지만, 임기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어정쩡한 내정자 신분으로 지낸 지 한 달 만이다.

김 내정자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백전노장'이다. 5선도 모두 비례대표(옛 전국구)다. 초대 대법원장인 고(故) 가인 김병로의 손자로도 유명하다.



전두환 정권 시절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디뎠고, 1987년 개헌 때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 입안을 주도했다. 6공화국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을 때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했다.

자신만의 경제철학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그는 2012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으면서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등을 지고 나선 민주당으로 이적, 2016년 비대위 대표로서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로 20대 총선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그가 늘 승리만 거머쥐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후보를 돕는가 하면 자신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마크롱 리더십'을 강조하며 청년 정치인들과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모색했지만, 역시 기성 정당들의 틈바구니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과반 의석'을 장담했지만 결과는 참패로 끝났다. 공천에 손을 대지 않았고 보름간의 선거운동에만 관여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의 화려했던 이력은 빛이 바랬다.

김 내정자는 총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내정자가 다시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폐허나 다름없는 통합당의 사정 탓이다. 기근에 가까운 인물난으로 김 내정자 외 적임자가 없다는 '대안 부재론'에 보수 재건의 책임이 다시 그의 어깨에 지워졌다.

올해 80세인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명을 자주 헷갈리는 등 총기가 다소 흐려진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통합당이 공들여야 할 20∼40대에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지, '여의도 차르'라는 별명에 걸맞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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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 내정자의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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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 기자 =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 내년 재보궐선거까지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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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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