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없는 중국어선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옹진군-해경 갈등

김주엽 기자

입력 2020-05-23 1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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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해경, 어선 사고
12일 오전 인천신항 컨테이너부두 인근 해상에서 어선 간 충돌사고가 발생해 인천해경이 승선원 등을 대상으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인천해경 제공

선원이 없는 중국어선은 어떻게 처리할까? 최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발견된 중국어선 처리 방안을 두고 담당 지자체인 옹진군과 인천해양경찰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10시40분께 옹진군 연평도 북방 200m 해상에서 중국어선 2척이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이 확인한 결과, 15t급과 5t급 목선에는 선원이 한 명도 없었다. 옹진군과 해경은 중국 선원들이 해당 선박을 바다에 버리고, 다른 선박을 타고 본국으로 귀향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 5도 해역은 꽃게 등을 잡으러 오는 불법 조업 중국어선이 많은 곳이다. 지난달 서해 5도 해역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퇴거한 불법 조업 중국어선은 752척에 달한다. 그런데 이번 사례처럼 선원이 없는 중국어선이 발견된 건 매우 드물다. 서해 5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내리면 북한에서 정말 작은 목선이 떠내려올 때가 있지만, 10t급이 넘는 선박이 선원도 없이 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15t급 목선은 이미 바다에 침수 중이었고, 5t급 선박은 계류 중이었다. 해경은 5t급 선박을 연평도 당섬선착장에 접안하려고 했으나, 주민들이 반대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임시 계류시켰다.

일반적으로 선원이 있는 불법 조업 중국어선은 해경이 처리한다. 선원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경은 나포한 선박을 '폐기' 조건으로 공매하거나 업체에 국고를 지급해 폐선 처리한다.

화성 제부도 인근 해상에서 30대 남성 실종
5월 21일 오후 3시께 경기 화성시 제부도 매바위 인근 해상에서 A(36) 씨가 실종돼 해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평택해양경찰서 제공

인천해경서는 이번에 발견된 중국 어선은 선원이 없어 공유수면처리법에 따라 담당 지자체인 옹진군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옹진군은 불법 조업 어선 단속 등을 담당하는 해경이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인천해경서와 옹진군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옹진군은 우선 지난 21일 자체 예산으로 5t급 목선을 폐선했다. 침몰한 15t급 목선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처리할 예정인데, 장기간 선박이 해상에 머물러 있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옹진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고 자체적으로 처리했지만, 앞으로는 관련 장비를 보유한 해경이 담당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사한 사례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해경서 관계자는 "관련 법에 방치된 선박 제거는 공유수면을 관리하는 지자체가 맡게 돼 있다"며 "법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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