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유료회원 '범죄단체가입죄' 첫 적용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20-05-27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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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의 공범 A씨가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며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박사방' 등을 통해 얻은 범죄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法, 경찰 신청 2명에 구속영장 발부
디지털 익명 '…집단' 규정 미지수
大法, 중고차사기 상고심 법리검토


경찰이 조주빈(25)의 텔레그램 성착취물 제작·유포방인 '박사방' 유료회원 2명에게 처음으로 형법상 '범죄단체가입죄'를 적용해 구속했다.

하지만 조주빈과 박사방 관련자들을 더욱 엄히 처벌할 범죄단체조직·가입죄를 묻기 위해선 1·2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인천 중고차 사기조직의 범죄단체가입 혐의(4월 2일자 6면 보도)가 대법원에서 뒤집혀 판례로 굳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상 음란물제작·배포와 범죄단체가입 혐의로 박사방 유료회원 2명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6일 밝혔다.

텔레그램 등 디지털을 통해 성착취물 제작·유포 가담자 가운데 범죄단체가입죄가 적용돼 피의자가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법무부는 디지털 성범죄 가담자들에게 '형법 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를 적용해 더욱 엄중하게 처벌받도록 검찰에 지시했다.

조주빈과 박사방 가담자들에게 범죄단체 관련죄를 적용할 경우, 조직 내 지위와 관계없이 모두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다. 경찰과 검찰이 범죄단체조직·가입죄를 적용할 조주빈 일당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박사방처럼 디지털에서 익명으로 이뤄진 집단적 성범죄를 법원이 범죄단체로 판단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2013년 형법 114조가 개정돼 소위 '조폭' 같은 기존의 명확한 범죄단체 수준에 이르지 못한 '범죄집단'을 처벌할 근거는 마련됐지만, 범죄집단을 규정하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다.

대법원은 최근 검찰이 처음으로 범죄집단 개념을 도입해 기소했으나, 1심과 2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인천 중고차 사기조직 관련 상고심에서 법리 검토에 나섰다.

이 사건의 2심 재판부는 중고차 사기조직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같이 점조직으로 구성되더라도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하나의 범행을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조주빈의 박사방도 마찬가지다. 조주빈뿐 아니라 가담자 전원이 일종의 역할과 책임을 나눠 맡는 체계로 운영됐고, 유료회원도 범죄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 등을 대법 재판부가 범죄단체 혹은 범죄집단으로 인정해야 한다.

인천 중고차 사기조직 상고심에서 1심·2심 결과를 뒤집는 대법원 판단이 나올 경우, 디지털 성착취물 제작·유포자들이 범죄단체조직·가입죄로도 처벌받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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