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여전히 먼 자치'

배재흥·김성주 기자

발행일 2020-06-0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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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시장(오른쪽 2번째)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무산된 후 행안위 법안소위 회의장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조례 제정 '법률 위임' 단서 여전
자치조직권도 '반쪽짜리' 아쉬움
국가의 지도·감독 엄해진 조항도

정부의 지방분권을 향한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달 29일 입법 예고된 가운데, 지방정부의 충분한 자치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과 지방의 '수직적 관계'는 고쳐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행안부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것임'이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에는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권한을 보장할 수 있는 자치입법권과 조직권에 대한 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면서 단서 조항으로 '다만,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이 단서 조항이 '자치입법권'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법령 근거가 없는 자치 사무 수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으로 과도하게 규제해 왔다는 의견을 표출해 온 것이다.

지방정부 측은 단서 조항 삭제를 요구했지만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자치행정 실현을 위한 '자치조직권' 측면에서도 중앙의 개입을 문제 삼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에 자치단체의 조직운영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목적으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부단체장 직위 1개(인구 500만 이상 시·도는 2개)를 조례로 둘 수 있도록 자율화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두면서 '반쪽짜리'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민선 단체장의 무분별한 인사를 염려한 견제장치라지만 지방정부의 자정작용을 신뢰하지 못한 규제라는 시각이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지방에 대한 지도·감독이 역으로 엄격해진 조항도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정부의 사무가 위법할 경우 시·도는 주무부장관이, 시·군 및 자치구에 대해서는 시·도지사가 시정을 명령하게 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시·도지사가 시·군 및 자치구에 시정명령을 하지 않을 경우 주무부장관이 개입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김수연 분권제도연구부장은 "30년 만에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개정안을 보면 중앙이 지방을 아직 '대등한 관계'로 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며 "입법 주도권이 국가와 국회에 있다는 현실적 한계인데, 21대 국회에서 여러 개정안이 발의돼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주·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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