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줌인]"댐이 무너질 뻔 했다!" 자가격리 위반자에 판사의 일갈

"징역형 처벌 규정 개정된 법 시행 이전… 구법 법정 최고형 벌금 300만 선고"

박경호 기자

입력 2020-06-06 17: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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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사진은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모습. /경인일보DB

'하마터면 거대한 댐이 무너질 뻔했다!'

인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20대 남성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 밖으로 나섰다가 최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 시행된 관련 법상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면 처벌이 벌금형에서 징역형으로 강화됐지만, 이 남성의 범행 시점이 개정된 법 시행 직전이라서 간신히 징역형은 피했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김용환 판사는 최근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3월 7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확인돼 인천 남동구보건소로부터 같은 달 11일부터 21일까지 남동구 자택에서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자가격리 기간인 같은 달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21일 오후 2시 사이 자택에서 벗어나 시내 곳곳을 활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지하철역을 찾기도 했다. 다행히도 A씨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관련 법상 1급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지자체가 감염병 의심자에 대해 자택·시설에 격리 조치할 수 있다. 이 같은 강제처분을 따르지 않으면 위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개정된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이 올 4월 5일부터 시행됐다.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면 기존에는 벌금형에 처했지만, 개정된 법은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를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수많은 사람이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쌓아올린 거대한 댐이 조그마한 구멍 하나로 허무하게 붕괴될 수 있는 것처럼, 피고인의 부주의한 행위 하나로 방역당국·의료진 등을 포함한 전 국민이 고통과 인내를 통해 쌓아올린 방역체계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며 "단 한 번의 거짓말과 한순간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수많은 사람이 다시 고통과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현 상황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결코 일어나선 안 될 범행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씨가 자가격리를 위반한 시점은 3월 19~21일로 형법에 따라 새로운 법이 시행되기 전의 법률로 따라 선고형을 정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아쉬운 듯 "다만 구법에 따라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되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기로 한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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