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살리자" 백지장 함께 맞든 중국·대만

인천대 중국학술원-중국·화교문화연구소, 온라인 대담
코로나19 감염 우려 상인 큰 타격
인천시, 영세가게 저리 대출 연계
상당수가 중화민국 국적 '老화교'
대만·中 정부 마스크 경쟁적 지원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화교(華僑) 거주지역인 '인천차이나타운'도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어려움에 부닥친 인천차이나타운 살리기에 지자체뿐 아니라 중국·대만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과 중국·화교문화연구소는 지난 19일 오후 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통해 '코로나19와 한국화교'를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진행했다.



한국화교 3세인 손덕준(64) 인천화교협회장, 국백령(82) 한성화교협회 고문, 정은주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가 참여했다.

이날 대담에서 손덕준 인천화교협회장은 "올해 1월 초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터지면서 인천차이나타운이 제일 위험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생겨 중화요리점 등 화교 상인들이 엄청나게 큰 타격을 받았다"며 "한동안 조금씩 좋아졌지만, 이태원 집단감염이 인천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위축돼 현재는 코로나19 이전보다 60% 이상 매출이 떨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인천에는 인천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화교 3천여명이 살고 있다. 대다수가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는 중화요리점이나 무역업 등에 종사하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시가 최근 인천화교협회를 통해 영세한 화교가게 39곳에 낮은 이율로 3천만원씩 대출을 연계해줬다.

손덕준 회장은 "코로나19 초기 중국이 어려울 때 인천화교협회가 마스크 2천700여장을 산둥성 웨이하이에 기부한 적이 있고, 인천시도 마스크 2만장을 웨이하이에 보냈는데, 중국이 진정되면서 인천시에 마스크 20만장을 보답 차원으로 보냈다"며 "이 같은 인천과 웨이하이 간 우호 관계로 인천시가 화교들을 돕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화교 상당수는 1882년 정착해 138년째 대를 잇고 있는 이른바 '노(老)화교'로, 현 중국(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의 대만(중화민국) 국적을 소지하고 있는 영주권자다.

최근 대만이 주한대만대표부를 통해 인천화교협회와 인천화교학교에 마스크 2천장을 지원했다.

그런데 중국정부도 화교 학생들을 위한 마스크 1천장을 지원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만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인천차이나타운을 돕는 모양새다.

한국과 대만·중국 등지를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한 화교들도 현재는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

국백령 고문은 "영주권과 관계없이 중국 등에 갔다가 국내로 입국하려면 48시간 이내에 발급된 건강진단서를 소지해야 하는데, 현지 사정을 고려하면 무리다"라며 "중국의 경우 건강진단서를 신청하려면 5일이 걸리기도 하는데, 단기간 업무를 위해 나갔다가는 돌아오지 못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백령 고문은 "대만에서는 우리를 한국사람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우리를 외국인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만 우리를 중국인으로 취급한다"며 "한국에서 나고 자란 화교들은 3개국에서 제대로 받은 대접이 하나도 없이 법적 지위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대담 영상은 인천대 중국학술원 홈페이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박경호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