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K4리그 돌풍' FC남동 초대 사령탑 김정재

우리는 젊지만 아픔 있다, 그것이 멈출수 없는 이유

임승재 기자

발행일 2020-06-24 제1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20062301001092500053953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방출·TV예능 부상 하차·사회복무요원만 11명
훈련 조율도 어려워

4승1패 신생팀답지 않은 질주
"어려울때 대비" 긴장 끈 놓지않아

선수들 영양 보충 특별당부
첫패 안긴 포천과 리매치 '축구화 질끈


2020062301001092500053956
"이제 시작입니다."

올해 K4리그에 도전한 신생팀 인천 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이 시즌 초반부터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창단 이후 첫 공식 경기인 지난달 16일 홈 개막전에서 전력이 만만치 않은 파주시민축구단을 상대로 완승(2-0)을 거둔 FC남동은 1주일 뒤인 23일 서울중랑축구단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소나기 골'(4-1)을 터뜨리며 시즌 2연승을 달렸다.

이후 충주시민축구단(1-0), 이천시민축구단(3-1)을 차례로 꺾으면서 리그 개막전을 포함해 4전 전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K4리그의 '복병'으로 떠오른 FC남동은 지난 20일 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포천시민축구단과 공방전 끝에 시즌 첫 패배(2-4)를 당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FC남동의 개막전 승리 이후 기자는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정재 감독을 몇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그날(개막전) 경황이 없었다"면서 홈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FC남동의 홈 개막전은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그런데도 남동구민을 비롯한 인천의 많은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아와 관중석 밖에서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김 감독은 "놀라웠다. FC남동의 창단 첫 공식 경기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눈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벅찼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승리의 주역인 선수들에게도 "경기 전 약속했던 것을 잘 지켜줬다. 다들 고생하면서 많이 노력했던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며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재 남동구민축구단 감독
김정재 FC남동 감독은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팬과의 거리가 생기고 선수들의 사기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시행착오를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가 성공의 열쇠"이라고 말했다.

개막전 승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승리의 쾌감을 만끽했다. 불타오르는 열정이 느껴졌고, 더욱 단합하려는 모습에 감독으로서 뿌듯하고 '잘만 하면 뭔가 되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생겼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개막전 승리로 선수와 코칭 스태프, 그리고 구단 프런트가 더욱 신뢰하게 된 점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FC남동 선수들은 승리한 경기는 물론, 최근 패배한 경기에서도 주장 '문준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김 감독은 1997년 천안 일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리그 통산 139경기에 출전한 수비수 출신이다. 그는 2004년 시즌 후 은퇴한 뒤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와 팀 산하 유소년 클럽(U-15) 감독, 대구FC U-18 감독 등을 역임했다.

2003년 창단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창단 멤버로 합류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은 그는 "아무래도 신생팀은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분위기가 선수단에 잘못 스며들면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팬과의 거리가 생기고 선수들의 사기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시행착오를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가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스타트를 잘 끊은 김 감독이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면서도 "평소 선수들에게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희로애락이 있게 마련이니 어려울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자주 주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FC남동은 젊은 유망주들이 주축으로 뛰고 있다. 주장 문준호는 지난해 화성FC 소속으로 K3리그 어드밴스 우승을 이끌며 MVP(최우수선수)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그는 2015년 용인대 재학시절 주장으로 참가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우승과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이끈 재목이다.

11_01.jpg

지난 시즌 양평FC의 K3리그 준우승 주역인 권지성, 오성진, 유동규도 FC남동에 둥지를 틀었다. 골문은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송영민이 지키고 있다. 2014년 미얀마에서 열린 AFC U-19 챔피언십에서 국가대표 골키퍼로 활약한 그는 대구FC를 거쳐 일본 J리그를 경험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목표로 선수들의 성장을 가장 먼저 꼽는다. FC남동에는 어려서부터 꿈꿔 오던 프로무대(K리그1·2)의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했거나, 어렵게 입단했던 소속팀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방출의 아픔을 겪은 선수들이 많다.

김 감독은 "너무도 일찍 축구 인생의 쓴맛을 본 후배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오성진의 경우 과거 KBS에서 방영된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란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선수단을 지도한 안정환과 이을용 두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으로 팀에서 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유동규 등도 프로팀에서 관심을 보였던 선수들이다.

FC남동은 숨은 진주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공개 테스트 등을 거쳐 총 37명을 선발했다.

이 가운데 국방의 의무를 지기 위해 낮에는 사회복무요원 등으로 일하고 퇴근 후에는 훈련장을 찾는 선수들도 11명이나 된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팀의 주축으로 뛰고 있다. 그렇다 보니 팀 훈련이나 연습 경기 일정을 조율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김 감독은 "이 친구들은 군 복무를 하며 선수 생명을 이어갈 큰 기회를 얻은 셈"이라며 "K4리그의 존재 이유이자, K4리그가 앞으로도 계속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정재 남동구민축구단 감독

김 감독은 일과를 마치고 밤늦게까지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특별히 당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영양보충이다.

그는 "운동하는 선수들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고 혼자 생활하기도 해서 그런지 그냥 자거나 라면으로 대충 허기를 때운다고 한다. 그러면 몸이 망가지고 선수 생명이 짧아지니 먹는 것에 신경을 쓰라고 당부한다"고 귀띔했다.

FC남동의 시즌 초반 돌풍이 계속될지 홈 팬들의 관심이 높다. 김 감독은 "이 팀이 만들어지기까지 구청 공무원, 구단 프런트, 후원가, 축구협회 관계자 등 여러분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아직 어린 선수들에게 꿈을 향한 도전의 기회를 주셨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27일 포천종합운동장에서 있을 포천과의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는 FC남동의 김 감독과 선수들은 오늘도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글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김정재 남동구민축구단 감독

■ 김정재 감독은?

FC남동의 초대 사령탑인 김정재 감독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출신 수비수이다. 그는 1997년 천안 일화 입단을 통해 프로무대에 선 뒤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은퇴하기까지 K리그 통산 139경기에 뛰었다. 김 감독은 프로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코치(2005~2007년)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8~2009년 인천 유나이티드 15세 이하(U-15) 클럽 감독을 지낸 그는 대구FC U-18 감독(2012~2014년)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엔 인천 낫소FC U-15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는 올해 K4리그에 도전한 신생팀 FC남동의 사령탑으로 지난해 10월 부임했다.


임승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경인일보 채널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부산일보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