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Utd, 진짜 위기는 성적이 아닌 '등 돌린 팬심'

경기력 저조·스태프 무능·수뇌부 갈팡질팡…
"유상철 복귀시도 신중치 못해" 지적
사령탑 공백 장기화 '돌파구' 모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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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없으면 팀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진짜 위기는 차갑게 돌아선 팬심이다.

선수들의 형편 없는 경기력에 홈 팬들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 인천은 올 시즌 K리그1 12개팀 가운데 1승도 얻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최근 경기까지 팀 최다 연패 기록인 7연패를 당했다. 인천 팬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라는 하소연까지 들린다.



선수만 탓할 일도 아니다. 코칭스태프의 무능력도 여실히 드러났다.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지 못했고 상대를 공략할 만한 비책도 구사하지 못했다. 수비에 집중하다 보니 골이 안 나오고, 공격적으로 나서자니 뒷문이 열린다는 비난도 나온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또다시 감독에게만 돌아갔다. 인천은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임완섭 감독도 부임한 지 4개월 만에 물러났다. 여러 명의 감독이 옷을 벗고 나가는 풍파 속에서 살아남았던 기존 코칭스태프는 임 감독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단 수뇌부의 갈팡질팡하는 위기 대응 능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인천은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전 감독(명예감독)을 다시 영입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가뜩이나 성난 팬심에 불을 지른 셈이다. 성적은 둘째 치고 팀의 존재 이유인 팬마저 등을 돌리는 형국이다.

■ 팬심을 읽지 못하다

= 인천이 지난 주말인 27일 연패 탈출의 분수령으로 삼았던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소문이 구단 안팎에서 돌았다. 임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사의를 밝혔다. 이에 구단은 28일 임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화하며 새 사령탑을 찾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전달수 구단 대표이사는 이미 유상철 전 감독 재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유 전 감독이 최근 전 대표이사 등을 만나 위기에 처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복귀 의사를 타진했던 것. 구단이 극비리에 진행한 유 전 감독 재영입은 임 감독이 사퇴하기 전 구단주인 박남춘 인천시장에게도 전갈이 간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서포터스의 한 관계자는 "(유상철)감독님 만한 적임자가 또 있겠나. 내심 기대가 컸지만, 건강이 걱정됐던 게 사실"이라며 "감독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은 완치 이후로 미뤄도 된다는 게 팬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구단의 신중치 못한 판단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 인천은 당분간 임중용 수석코치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 사령탑 공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유 감독 재영입 추진이 불러올 파장을 예상하지 못한 구단에 '플랜 B'가 있을 리 만무하다.

이런 가운데 인천은 1일 오후 7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K리그2 선두를 달리는 수원FC와 2020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경기를 치른다. 인천이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FC를 상대로 연패를 끊어낸다면 일단 분위기는 전환하는 셈이다. 기세를 몰아 K리그1에서도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

인천은 여름 이적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외국인 공격수 케힌데(나이지리아) 등을 대체할 선수들이 보강될 예정이다. 과거 인천에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한 아길라르(K리그2 제주 유나이티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아길라르는 올 시즌 부진한 인천의 '골잡이' 무고사(몬테네그로)와 환상 호흡을 자랑했던 선수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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