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세브란스병원. /용인시 제공 |
당초 설명회와 달리 비밀리 추진
멸균·분쇄로 오염물질 배출 우려
市는 물론 주민 협의 안거쳐 반발
용인 세브란스병원이 주민 공청회를 통해 폐혈액백 등 의료폐기물을 전량 위탁처리하겠다고 해 놓고 주민들 몰래 폐기물처리시설(멸균·분쇄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용인시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한강유역환경청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와 관련해 타법 저촉 여부 검토공문을 받고서야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병원 측이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초안)' 등 공람 및 합동 설명회에서 의료폐기물은 전량 위탁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환경영향평가 공람에도 의료폐기물은 관련법에 따라 적정시설에 보관 후 한강유역환경청에 등록된 의료폐기물처리업체 중 적격업체를 선정해 위탁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측은 주민들에게 설명회 및 공람공고와는 달리 2018년 7월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의료폐기물을 병원 내 지하 2층에 폐기물처리시설(멸균·분쇄시설)을 설치, 자체 처리하는 것으로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하는 등 비밀리에 추진했다.
이에 따라 병원측은 1일 4t(시간당 500㎏), 연간 1천252t을 처리할 수 있는 멸균·분쇄시설을 설치하고, 지난 6월4일부터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승인받아 시험 가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멸균·분쇄시설은 고온 스팀멸균방식으로 먼지 등 입자상 대기오염물질 발생은 적지만 탄화수소, 황화수소 등 가스형(악취)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염물질 배출이 우려되고 있는데도 병원측은 당초 공람공고 및 설명회에 없던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면서도 주민들과 협의는 물론 용인시와 협의도 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공람 및 설명회에서는 가장 민감한 의료폐기물은 전량 위탁처리 하겠다고 해 놓고 슬그머니 처리시설을 설치해 가동하는 등 주민들을 우롱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A씨는 "대형병원이 주민들과 약속을 어기고 돈벌이만 하려고 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약속대로 폐기물처리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즉시 철거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병원측 관계자는 "2017년 9월 이후 증축 허가를 받으면서 멸균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친환경 및 경제성 등의 검토를 거쳐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하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가동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