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 바라본 국민방위군… 경기도史에서도 외면 당했다

신지영 기자

발행일 2020-07-01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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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종·57권 분량 불구 언급조차 안돼… 수기·증언자료 확보 시급
연구자들 "故 유정수씨 일기, 중요한 사료" 새 편찬작업 반영목청


한국전쟁 당시 극심한 피해를 받았지만 정부와 역사로부터 잊힌 국민방위군(6월 19일자 1면 보도)이 경기도사(史)에서도 외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연구자들은 지금이라도 국민방위군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30일 도에 따르면 지난 1953년 경기도지편찬위원회가 구성돼 경기도지 편찬 작업이 시작돼 1957년까지 편찬·간행이 이뤄졌다. 1979년부터 82년 사이 경기도사 제1·2권이 간행됐고 1995년에는 경기도사편찬10개년 계획이 수립, 2001~2006년 경기도사 1~8권을 발행했다.

2015년 기준으로 경기도사, 경기도사자료집, 경기도서 총서 등 35종 57권의 책이 발간될 정도로 역사 집필이 활발했지만 이 저서들에서 국민방위군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수원대학교 사학과 박환 교수는 "국민방위군이 중요한 사건임에도 경기도사에서 다루고 있지 않다. 앞으로 경기도사를 새롭게 편찬하게 될 텐데 한국전쟁을 다룰 때 전투사뿐 아니라 전쟁 내부의 부분과 자료, 특히 일기·수기·내부자료·증언자료를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4~1997년 경기도사 편찬작업에 참여한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전 경기대학교 교수) 역시 "지금까지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국민방위군' 자체를 보지 못했다"면서 유씨의 일기가 국민방위군 자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지역사는 지역 내에서 일어난 사건과 도민의 기억 또는 경험 두 가지를 역사적으로 재구성한 것인데, (유씨의)일기는 경기도사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룰 수 있다"며 "이 일기는 굉장히 희귀한 자료다. 역사학에서 새롭게 주목하는 분야가 연구자가 아닌 일반 보통 사람의 기록이나 기억이다. 개인의 일을 통해 전체 역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민 유정수씨가 한국전쟁 때 겪었던 일은 한국역사의 큰 소용돌이 속에서 겪은 것이라 사료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2009년 이후 중단된 경기도사 편찬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젊게', '(도민과)함께', '(활용도와 신뢰성을)높게'라는 3가지 가치를 편찬 기준으로 삼겠다고 공표했다.

강 원장은 "'함께'라는 측면에서 유명인이나 대형사건 위주가 아니라 도민의 기억과 기록을 역사서술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데, 도민이자 국민방위군이었던 유씨의 일기가 바로 정확히 여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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