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의원은 지방정치 간섭 말라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01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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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대 지방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시끄럽다. 특히 일부 지역은 국회의원의 의지가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회 다수당 의원총회에서 선출한 의장 후보가 본회의에서 낙선하는 이상한 상황도 연출됐다. 위로부터의 결정에 반발해 탈당을 각오하고 의장 후보로 나서는 의원까지 나오는 등 과열에 혼란스런 양상이다. 일부 지방의원은 동료 의원들이 아닌 지역 국회의원에게 자리를 청탁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공정과 정의가 실종된 지방의회가 지역과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진다.

경인지역 정가에 따르면 기초단체 의회의 후반기 원 구성이 진행중이다. 통상 의장은 다수당 소속 의원 가운데 다선이거나 평판이 좋은 의원 가운데 합의 추대 형식을 밟아 선출된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줄타기'와 '뒤집기' 등 잡음이 일고 있다. 광명시의회는 더불어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한 의장 후보가 전체의원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낙선했다. 국회의원이 의총 결과에 대해 못마땅해 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지역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서부권에서는 민주당 국회의원과 가까운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는 후문이다. 이 국회의원은 의총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고 한다.

지역 정치권은 일부 국회의원들의 이 같은 행태를 거세게 비판한다. 지방의원들을 줄 세우려는 구태를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개탄한다. 특정 국회의원의 입김에 원 구성과 운영 방향이 좌지우지되는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하겠느냐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제대로 전할 수 없고, 근거 없는 비방이라는 역공을 받는다.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을 상전으로 모셔야 하는 지방의원들의 서글픈 현실이다.

경기도와 인천시 지자체 지방의회는 더불어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미래 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배제되면서 인재 풀도 제한적이다.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같은 색깔이다. 비판과 견제라는 지방의회의 존재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받는 마당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국회의원들이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건 지방자치를 거스르는 악행일 뿐이다. 지방의원들은 자신들보다 국회의원 선거 치르기가 더 힘들다고 한다. 중앙정치가 달라져야 지방정치도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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