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탈'쓴 정규직 전환·(上)]전환은 타율, 방식은 자율

정규직화 설익은 논의 '예고된 갈등'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20-07-0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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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4일 수원시 화성행궁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공공부분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 투쟁 집회에서 공공부분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급진 정책 탓 '노-사·노-노' 마찰
전환자 중심 논의 '기존 직원 불만'
정부 '사회적 합의' 선행요건 간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서 '불공정 논란'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공정성 시비에 가려진 정규직 전환의 성과와 불공정 논란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원인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 편집자 주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구체화 됐다.

정부가 여러 고용 이슈 가운데 비정규직 문제를 가장 먼저 건드린 건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비정규직 비율은 11.7%였으나 한국은 21.2%였다. 게다가 비정규직의 60% 이상은 일자리 문제로 고통받는 청년(15~29세)과 장년(50세 이상)이었고, 청소·경비·시설관리원 등 처우가 열악한 직군이 다수라는 점 등을 추진 배경으로 삼았다.

정규직 전환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지난 2017년 7월 관련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뒤 2년6개월 만에 17만5천명이 계약 기간에 대한 근심을 덜게 됐다. 올해 말까지 목표한 20만5천명의 94.2%다. 전환된 노동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고용노동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평가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환자의 '고용 안정'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34점을 기록했고, 전환자 70% 이상의 '업무 의욕'도 증가했다.

반면 정책의 급진성에 따른 '노-사', '노-노' 간 갈등은 예견된 결과였다.

이 중심에는 전환 책임의 상당 부분을 기관 자율로 맡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앞서 한국도로공사와 분당서울대병원 등의 노-사가 겪은 직접고용 또는 자회사 전환 방식 갈등을 비롯해 직무 범위, 승진 체계, 채용 절차, 정년 문제 등 다양한 현안들을 전환심의협의회 혹은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다루게 했다.

구성원 간 '강대 강' 마찰을 빚다 파업으로까지 번지는 사례로 이어진 배경이다.

상대적으로 '전환자'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다 보니 기존 직원들의 불만 등을 전부 포괄하지 못한 것도 '공정성 시비'의 도화선이 됐다.

한편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가짜뉴스'에 휘말린 것이라며 비판의 적절성을 문제 삼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앞선 기관들의 사례에서도 기존 직원들의 공정성과 관련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정부가 대규모 정규직 전환 정책 추진에 앞서 사회적 합의라는 선행 요건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가능한 이유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장은 "편의를 위해 외주화시켰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은 이를 바로잡는 과정"이라며 "(최근 논란이) 채용의 명확한 기준과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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