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조금 갈등에 경기 기회 빼앗아버린 K4축구단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20-07-07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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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비 후원' 문제 제기한 A선수
이튿날 고교 팀과의 연습 거부하자
출전 명단 제외 당하며 불화·은퇴
K리그 관계자 "요구 자체로 문제"
구단 "팀사정 어려워 요청… 오해"


세미프로축구 K4리그의 한 경기도 연고 팀 소속 선수가 부모의 찬조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다 코치진과의 불화가 커져 10여년간 이어온 선수 생활을 접었다.

6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경기북부의 한 지자체를 연고로 둔 K4리그 팀의 A선수가 최근 감독의 부모에 대한 회식비 찬조 요구 등을 문제 제기하다 팀을 이탈했다.

앞서 A선수의 아버지는 감독 B씨의 요청을 받고 지난 5월 회식비 명목으로 50만원을 보냈다.

B감독은 'FA컵과 리그 개막에 앞서 단합회를 하려 한다. 구단 사정상 제 힘으로 해야 하는데, 지인들께 후원을 부탁드린다. 자식들 고기 한번 먹인다고 생각하고 후원해달라'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어 발송했다.

뒤늦게 아버지가 감독의 요청에 응한 사실을 알게 된 A선수는 코치 C씨에게 상담을 구하고 찬조금이 온당한 것인지 등 고민을 털어놓았다.

상담 이튿날은 고등학교 팀과의 연습경기가 있었다. A선수는 고교 팀과는 뛰고 싶지 않다고 코치에게 알리고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다. 연습경기 다음날 시청각 교육 대상 명단에서 제외됐다.

포르투갈 팀에서도 축구 유학을 했던 A선수는 고교팀과의 경기에 나서는 데 자존심이 상했다고 한다. 더욱이 회식비 문제를 제기한 뒤 고교팀 연습경기에 나가라는 요청을 받고 거부한 뒤 출전 명단에 계속 이름을 올리지 못하자 마음에 상처를 입고 팀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이후 A선수가 팀 단체 SNS 대화방을 나가자 C코치는 감독과 단장에게 인사도 없이 나가는 법은 없다며 '건방지다'고 혼을 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A선수는 결국 팀을 완전히 떠나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다.

축구계는 회식비 찬조 요청에 대해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문제가 있었다고 짚었다.

K리그 관계자는 "어떤 레벨에서든 금품수수는 정당하지 않다"며 "선수 부모에게 찬조금을 요구하는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 공정위원회에 회부하는 절차가 있다"며 "문제가 되면 상벌규정에 따라 징계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구단은 개막을 앞두고 선수 격려 차원에서 선의로 부모들로부터 찬조금을 받았으며 선수를 잘 다독이지 못한 점은 시인했다.

구단 관계자는 "팀 사정이 어려워 시즌 전에 선수들 고기 한번 먹이려고 선수 부모이자 지인들에게 찬조를 요청했다"며 "돈을 갈취한 사실은 전혀 없다. 선수와 그 부모를 속상하게 한 점은 이해하고,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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