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1.5% 오른 '8720원' 경영-노동계 모두 불만

"동결 원했는데…" "역대 최악의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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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규모별 차등화 보완 필요"
중기중앙회·소상공인聯 입장문
근로자위원 투표불참 양대노총
제도 개혁 투쟁·원점 고민 목청


코로나19 사태로 경영계와 노동계의 논쟁이 치열했던 2021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8천72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8천590원)보다 130원(1.5%) 오른 금액이다. → 그래프 참조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안)은 재적위원 27명 중 16명이 표결해 찬성 9표, 반대 7표로 가결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7%)보다 낮다.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인, 소상공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천 연수구에서 식품제조업체를 경영하는 김모(60)씨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3월부터 매달 1억원씩 적자가 나고 있어 은행 대출에 의지하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이 삭감되거나 동결되길 희망했는데, 심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민모(54)씨는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쉬움이 크지만 상승률이 높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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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8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업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등 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에서 "중소기업 현장은 지난 3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사태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최소한 동결을 요청한 바 있다"며 "중소기업계는 쉽지 않지만 최저임금법을 준수하고 고용유지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역할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계 반발은 큰 상황이다.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 불참했고,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5명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퇴장했다. 근로자위원 9명 모두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의 경제 위기 논리 등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의 리그는 멈춰야 한다"며 "최저임금 노동자위원 사퇴 등 모든 것을 내려놓는 방안을 포함해 최저임금제도 개혁 투쟁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역시 성명서에서 "2021년도 최저임금 상승률 1.5%는 역대 최저가 아니라 역대 '최악'의 수치"라며 "최악의 길로 빠진 최저임금위원회 시스템에 대해 원점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양·김준석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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