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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려고 꽃은 피어나는 거래요

숨 한 번 쉬어 일어나서 일어나서 미풍이 되려고 피어나는 거래요

우리가 오카리나를 불던 음악 시간에 꽃들은 더욱 보드랍게 피어났지요



꽃밭에서 꽃들은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 홍조를 얹고 호흡을 주고받고 서로의 입구가 되었지요

꽃들은 낮밤과 계절을 잊고 사랑하며 계속 피어났지요

문태준(1970~)


권성훈교수교체사진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지기 위해 피어나는 꽃은 위태롭다. 그 숨결 하나 매단 꽃의 심장은 바람이 불어 올 때 마다 허공에서 두근거린다. 숨을 쉬기 위해, 일어나기 위해, 또 일어나서 숨을 쉬기 위해 저 지혜의 언덕 미풍에도 흔들리고 있지 않던가. 당신이 어렸을 적 어느 봄날 '오카리나를 불던 음악 시간'에 꽃과 함께 성장했을 그 때부터. 어린 당신이 바라보던, 어린 당신을 바라보던 해 맑은 한 송이 얼굴은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 홍조'처럼 피어나는 '사랑법'을 배웠다. 이제 당신이 가진 사랑의 숨결로 '호흡을 주고받는다'는 것. 때로는 사랑의 크기로 '서로의 입구'가 되어준다는 '비밀'을 알게 된 순간에 '낮밤과 계절을 잊고' 고개를 내민 '한 송이 얼굴'은 언제나 위태롭지만 얼마나 위대한지.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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