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조성운영 중인 평택 고덕 캠퍼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평택 고덕산업단지내 반도체캠퍼스 조성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 하청 업체 관계자가 일용직 인력을 공급하는 아웃소싱업체로부터 금품을 상납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자리 제공을 빌미로 인력업체에 뒷돈을 요구하는 일종의 '을질' 의혹이다.
28일 삼성물산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17년 하반기 평택 고덕산업단지내 삼성전자 반도체캠퍼스 증설 P2 라인 공사에 착수했다. 삼성물산은 전기·설비·건축분야 12개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 현장에는 1만여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용직 투입은 전문 인력업체(아웃소싱업체)가 담당한다.
하청업체가 일용직과 계약을 맺고, '기술자'(삼성전자가 일용직 노동자를 표현하는 말) 임금 12만원을 책정한다. 일용직을 제공하는 인력업체와도 따로 계약을 하는데, 기술자 1명당 3만원을 인력업체에 지급하는 식이다. 명목은 숙소·음식·차량 등을 제공하는 '기술자' 관리비다.
처음엔 일용직 임금을 15만원으로 책정하고, 3만원을 인력업체에서 떼 가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계약상 문제가 되자 현 방식으로 변경했다. 일종의 이면계약인 셈이다.
숙련공 일급 보전은 비숙련공에게 책정된 임금중 일부를 빼앗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결국 일부 일용직의 인건비는 15만원선에서 9만원선까지 낮아졌다.
더 큰 문제는 인력업체에 뒷돈을 요구하는 하청업체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인력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대부분의 아웃소싱업체는 일부 수익금을 하청업체에 상납한다"며 "일용직이 제대로 된 급여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 잘못된 상납사례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하청업체 페이백'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당사는 평택 현장 내 협력사와 근로자간 투명한 근로 관계를 위해 협력사 임원 및 현장소장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세미나 개최(연 3회) 및 체불신고센터 운영과 플래카드 게시 등 지속적으로 계도하고 있다"며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추후 더욱 관리, 감독을 강화해 깨끗한 근로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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