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배상 길 열린 대법원의 용인경전철 판결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31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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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용인 경전철 사업의 책임을 묻는 주민소송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용인시장은 경전철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라"며 낸 주민소송 상고심에서 "위 사업은 주민소송 대상"이라며 이와 달리 본 원심을 파기했다. 혈세를 낭비한 지자체 사업에 대해 주민소송으로 관련 공직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판결은 특히 의정부 경전철과 인천 월미은하레일 등 닮은꼴 사업으로 해마다 수백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용인시는 2011년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준공검사를 반려해 운영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소송을 당해 배상금 7천786억원을 물어주라는 중재판정을 받았다. 양측이 합의해 2013년 4월부터 경전철 운행이 시작됐으나 이용수요가 2013년은 1일 평균 9천명, 2017년에도 2만7천여명에 불과했다. 예상 수요 1일 13만9천명에 훨씬 못 미쳤다. 주민소송단은 2013년 10월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1조3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으나 나머지에 대해선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역시 비슷한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주민소송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감사 청구한 사항이 아니므로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1·2심이 틀렸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임 시장을 비롯한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용인과 비슷한 사례인 의정부 경전철과 월미은하레일 등 전국 지자체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부 경전철은 새 민자 사업자가 운영을 맡고 있으나 해마다 시 예산 2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월미은하레일은 853억원이 투입돼 2010년 준공됐으나 애물단지로 방치됐다 지난해 10월 다시 운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83억원이 더 들어갔다.

대법원 판결은 사업 손실과 관련, 지자체장과 공무원 등에게 금전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에 대해 공직자들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동안 법령을 위반하거나 판단 오류로 인한 금전적 손실에 대해선 손해배상이 아닌 신분 징계에 그쳤었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지자체들의 막무가내 사업 추진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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