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6월 28일 '장출혈성대장균'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안산시 소재 A유치원 전경.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학부모 40여명, 코로나 지원사업으로 배송된 곡식서 발견 주장
1개월 늦은데다 포장도 훼손… 교육당국 전량폐기·업체 재선정
'장출혈성대장균(O157)' 집단감염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6월 24일자 인터넷 보도=안산 유치원 '장출혈성대장균 집단감염' 환자 4명 추가)이 원생 가정에 보낸 '식재료 꾸러미' 쌀과 잡곡에서 쌀바구미 등 벌레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 당국은 A유치원에서 보낸 식재료 꾸러미를 전량 폐기하고 다른 업체를 선정해 꾸러미를 재공급하기로 했다.
2일 A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 A유치원으로부터 식재료 꾸러미 관련 연락을 받은 후, 지난달 30일 원생들의 가정으로 꾸러미가 배달됐다.
식재료 꾸러미 사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생 가정의 식비 부담을 줄이고, 어려움에 처한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 급식용 농산물 등 식자재를 학생 가정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A유치원은 쌀 10㎏ 또는 쌀 5㎏과 500g 잡곡 4종으로 2가지 꾸러미를 마련해 보냈는데, 쌀과 잡곡 모두에서 쌀바구미 등의 벌레가 발견된 것이다. 비대위로 벌레가 나왔다고 연락한 학부모만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28일 '장출혈성대장균'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 일시폐쇄명령서가 붙어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안현미 A유치원 비대위원장은 "40명 가량의 학부모로부터 (식재료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업체도 유치원에서 선정한 곳이었다"며 "식중독 사태로 한 달 전에 받아야 했던 쌀이 지난달 목요일부터 배달된 것인데 열어보니 쌀과 잡곡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박스도 다 찌그러지고 포장 일자나 도정표시도 없었다"며 "배송이 한 달이나 늦어지면 당연히 검수와 포장을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과 안산교육지원청은 A유치원이 보낸 식재료 꾸러미를 전량 폐기하고 업체를 재선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유치원에서 보낸) 식재료 꾸러미에 문제가 있어 최대한 빨리 다른 업체를 선정해 꾸러미를 재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유치원 식중독 사고는 6월 12일 첫 식중독 환자 발생을 시작으로 118명이 의심 증상을 보였고 이 중 71명이 장출혈성대장균(O157) 양성 판정을 받았다. 원생 등 16명이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을 보였으며 일부 아동은 퇴원 후에도 고혈압과 두통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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