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셀린 시아마 감독 데뷔작
첫사랑·여성성·性호기심
수영장 배경 '10대 성장통'
낭만 보다 女관점서 묘사
■감독 : 셀린 시아마
■출연 : 아델 에넬(플로리안), 폴린 아콰르(마리), 루이즈 블라쉬르(안나)
■개봉일 : 8월 13일
■드라마, 멜로, 로맨스 /15세 관람가 /83분
프랑스 극장가에서 최고의 아트버스터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워터 릴리스'가 드디어 국내 극장가에도 상륙했다.
'워터 릴리스'는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흥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톰보이'의 셀린 시아마 감독의 첫 번째 데뷔 작품이다.
지난 2007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그동안 프랑스 극장가 등에서만 개봉되다가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주연 배우들이 잇따라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받으며 국내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0여년 만에 국내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1960년대 수영장을 무대로 생애 처음 사랑에 빠져들고, 사랑에 뛰어드는 세 소녀 마리, 플로리안, 안나의 감각적이고 충격적인 성장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낭만적으로 묘사하거나 대상화하는 소녀들의 '처음'을 답습하는 대신 오로지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낸 '워터 릴리스'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괴롭기까지 한 첫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사소한 일들이 근사해 보였던 10대 시절, 누구나 한번은 지나왔을 '처음'을 그린 셀린 시아마 감독은 '워터 릴리스'를 "우리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를 이야기해주는 영화"라고 표현하며 영화의 무대가 된 수영장을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주)영화특별시SMC 제공 |
또 감독은 예기치 못한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마리'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내며 공감을 자아내고, '플로리안'이라는 매혹적인 인물에게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과 대화들을 통해 사회에서 10대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소녀다움' 혹은 '여성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성(性)에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엉뚱한 인물 '안나'를 통해 사회적으로 터부시돼 왔던 여자들 특히 어린 소녀들의 욕망을 섬세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는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영화 제작 당시 "10대 시절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갈라 경기를 보러 갔던 과거의 경험에서 시작해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면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소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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