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아침마당]접경지 주민생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 중단해야

정대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정대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6월23일 북한 김정은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선언 이후 남북갈등 국면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접경지역 주민들은 당장 생계 걱정에 막막한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여파로 DMZ관광이 10개월이 넘도록 중단된 상태에서 대북전단 살포 사태까지 더해 지역경제가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농산물 판매, 식당 운영 등으로 외지인 방문객에 의한 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민통선 내 주민들은 관광객이 끊기면서 경제적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파주시의 경우 ASF로 DMZ관광이 중단된 2019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방문객이 전년 동기대비 약 178만명 감소하고, 경제적 피해액도 약 40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파주시의 피해는 최근 임진각 일대의 위치데이터 기반 관광수요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북전단 살포 사태가 벌어진 올해 6월, 외지인 방문객이 무려 전년 동월대비 23.7%나 감소한 것(경기연구원 내부자료)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3월부터 5월까지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한 수치였으나 6월에만 감소세로 나타난 결과는 대북전단 살포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기간 임진각 일대의 관광소비도 전년 동월대비 1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관광수요 변화가 매우 민감하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관광업은 회복탄력성이 비교적 높은 산업이란 점에서 위험요인이 사라지면 관광수요가 빠르게 반등하는 특성이 있으나 접경지역에서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이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예기치 못한 사건 발생으로 관광 목적지에 대한 위험을 지각한 관광객들은 그곳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관광 목적지에 대한 위험요인이 제거됐더라도 다시 '가고 싶은 관광 목적지'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접경지역 주민들은 DMZ관광 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두고 탈북민 단체와 주민들이 갈등을 겪거나 이를 단속하기 위해 경찰들과 군인들이 배치되는 등 관광 목적지로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면 DMZ관광 재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에서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입장과 접경지역 주민의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규제돼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 문제를 가치관의 대립이 아닌 접경지역 주민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DMZ는 자연적·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고, 냉전 시대의 상징으로서 전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은 관광자원이다. 또 정부와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DMZ 평화지대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DMZ관광이 중단된 상태에서 대북전단 살포 사태로 접경지역 주변 관광지 및 지역상권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접경지역이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DMZ관광의 거점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대응하고, 주민들의 생계와 삶의 질 향상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정대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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