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가운데 24일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시 서구 한 중학교가 폐쇄됐다. 같은 날 서구의 다른 한 중학교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전 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市교육청, 자정 지나서 변경 통보
아이디어 진땀·식자재 실랑이도
학생들도 SNS서 잇단 불만 목청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등교가 중지된 인천 서구지역 학교들이 24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야 했다. 시교육청이 이날 0시가 넘은 시각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일선 교육 현장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인천 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자정을 30분쯤 지나 원격수업 변경 사실을 통보받고는 뜬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A씨는 "예정대로라면 이날 수업은 홀수 번호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급하게 원격수업을 대체할 아이디어를 떠올리느라 진땀을 뺐다"며 "정말 새벽부터 하루종일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1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등교 일정에 맞춰 수행평가를 진행하려 했는데, 급하게 시간표를 하루씩 당기는 방법으로 조치했다"면서 "단 몇 시간이라도 여유가 있었으면 마음이 이렇게 초조하고 급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구의 다른 초등학교 영양교사 B씨는 이날 지난주 주문이 완료된 식자재 주문을 수정하느라 업체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또 이날 필요 이상으로 많이 도착한 식자재를 버릴 수 없어, 조리를 한 뒤 지역 푸드뱅크에 기부했다.
B씨는 "등교수업을 1주일을 중단하고 이후는 추후 통보하기로 했는데, 아예 2주 단위로 계획을 세우면 학생들도 교사들도 훨씬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인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가운데 24일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시 서구 한 중학교가 폐쇄됐다. 같은 날 서구의 다른 한 중학교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전 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학생들도 이번 상황에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교육청 SNS 계정에는 학생들의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확인하기 어렵지 않았다.
"학교를 오라는 거냐 오지 말라는 거냐"며 늦은 통보를 문제 삼는 학생들도 보였고, "고교 3학년은 왜 제외하느냐"며 안전보다 입시를 더 우선 고려해야 하는 현실에 불만 섞인 답글을 남기는 학생도 있었다.
전날 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불로중학교는 학생과 교직원 전원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학교장들도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에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서구의 한 학교장은 "시교육청이 조금 더 서둘러서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할 수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있다"며 "학생·학부모 공지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라는 것이 있는데, '데드라인'을 정해두고 관계부서와 협의를 진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한 중학교에서 추가 확진자가 늦은 시간에 나왔다. 보건당국, 교육부 등과 협의하는 시간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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