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사흘간의 2차 총파업에 돌입한 26일 의료현장 곳곳에서 진료 공백으로 인한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정문에서 전공의들이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내용의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
선별진료소 등 환자 수십명 '긴 줄'
전공의 대거 참여로 수술건수 급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극약처방
"신생아인 우리 아기가 아파서 왔는데… 파업 때문에 진료가 어렵다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하네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300명대로 급증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는 26일부터 사흘간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강행, 의료 현장 곳곳에서 '진료 공백'이 현실화됐다.
이날 오전 11시 9분께 수원 아주대병원 응급선별진료소 앞. 신생아를 안고 다급하게 진료소로 들어간 엄마와 할머니가 17분간 진료를 기다리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전공의 파업으로 정상 진료가 어렵다고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품에 아기를 안은 채 급히 다른 병원으로 향하는 택시를 잡았다.
이날 오후 성남 분당제생병원 선별진료소에는 30명이 넘는 환자가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섭씨 32도의 날씨에 50분 가량을 밖에서 기다렸다. 인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도 환자 50여명이 입구 앞에 긴 줄을 만들었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전날(25일) 기준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중 163곳의 전공의 휴진율은 58.3%(1만277명 중 5천995명)로 나타났다. 이번 총파업에는 동네의원도 참여했는데,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휴진율은 이날 기준 10.8% 였다.
아주대병원에서는 전공의 247명 전원, 분당제생병원도 전공의 63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임의 120여명이 참여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과 동탄 한림대성심병원 등 도내 상당수 대학·대형병원도 파업에 동참했는데, 정확한 파업 참여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인천 인하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81명 중 85%가 파업에 참여해 파업 전과 비교해 수술 건수가 25%, 외래 환자는 10% 가량 줄었다.
이에 각 병원들은 전문의가 전공의·전임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대체 근무를 서거나, 수술 일정을 연기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도내 한 병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입원환자가 1명만 있어도 검진을 거쳐야 하는 등 업무가 과중하다. 의료 공백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전임의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고, 의협은 이에 맞서 무기한 집단휴진 가능성으로 반발하고 나서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현준·신현정·이여진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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